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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눈발’ 지우, “제 2의 강혜정이란 수식어보다는...제 배우 색을 찾고 싶어요.”

‘제2의 강혜정’, 앤 해서웨이와 닮은 꼴로 매스컴에 소개된 바 있는 스무 살 배우 지우가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영화 ‘눈발’(감독 조재민)의 주역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 3월 1일 개봉, 보이그룹 갓세븐 박진영(GOT7), 지우의 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꾸준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눈발’은 개봉 첫 주말에 누적 관객 수 1만 명을 돌파했다. 상업영화, 다양성영화를 막론하고 모두 200개 이상의 스크린 수를 확보한 영화들이 개봉한 극장가에서 60여개의 소규모 스크린 수로 일궈낸 1만 관객이기에 ‘눈발’의 성과는 남다르다.

배우 지우가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




지우는 이번 영화에서 마음이 얼어붙은 소녀 예주로 분했다. 예주는 확인되지 않은 아버지에 관한 소문으로 인해 학교에서 일명 ‘마녀사냥’을 당하는 캐릭터다. 박진영(GOT7)이 연기한 전학 온 민식은 새롭게 세상에 다가가려는 소녀에게 손을 내밀어주게 된다.

서울 개봉 전 지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을 보인 영화 ‘눈발’을 4번 이상 봤다는 지우는 “영화를 볼 때마다 1년 전 현장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처음엔 정말 울면서 극장을 나올 뻔 했어요. 예주만큼이나 나 역시 어리고 부족한 사람이라 되게 부끄러웠거든요. 이제 조금 나아졌어요. 괜찮은 것 같아요. 두 번 째 볼 때 부터는 정말 영화 현장 생각이 많이 났어요. 물론 아직까진 제 연기를 제가 극장에서 보는 건 힘든 것 같아요.”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 속에 왕따가 된 소녀 예주는 고통에 내몰리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내보인다. ‘믿음’에 대한 강인한 의지 역시 지닌 인물이다.

“제가 본 예주는 당찬 소녀였어요. 물론 그가 처한 환경은 정말 불쌍하고 아파요. 하지만 그 안에서 계속 저항을 하잖아요. 영화 속에서 보면, 예주는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에게 강한 거부 의사를 보여요. 자신을 끝까지 바라봐주고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하는 모습에서도 예주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죠.”

“희망과 회한”의 영화이다. 민식과 예주는 서로를 통해 그들이 몰랐던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그들의 만남 자체가 눈이 내리지 않는 마을에 내리는 ‘눈발’처럼 소리없이 다가온 어떤 기적과 같은 순간을 영화 속에서 만들어 낸다.

“마지막에 눈발이 내리면, 민식이가 가진 죄책이 조금 덜어지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 눈이 거의 오지 않는 지역에 내린 ‘눈발’은 뭔가 위로를 건네주는 느낌이지 않나요? 열린 결말이 라 ‘저 상황이 온다면 나라면 어떨까?’, ‘저렇게 특수한 상황에서 벼랑에 몰린 이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을까?’등 관객들에게 계속 생각해볼 여지를 줘요.”

2010년 영화 ‘이층의 악당’으로 데뷔 후 2014년 영화 ‘카트’와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등에 출연한 지우는 8년차 배우이다. 목소리가 커서 판소리를 배워보라는 권유에 국악대회에 출전했다 부상으로 ‘연기학원 수강권’을 받고 운명처럼 연기자가 된 케이스이다.

최근엔 MBC 미니 드라마 ‘세가지색 판타지’의 1편 ‘우주의 별이’(극본·감독 김지현)로 시청자를 만났다. 특히 영화 ‘카트’에서 엑소 디오와 호흡을 맞춘 지우는 이번 작품으로 또 엑소 멤버 수호와 한 작품에 출연했다. 유명 보이그룹 멤버 두명과 호흡을 맞춰서 주변에서 부러워 할 것 같다고 하니, 정작 그는 ‘요즘 가수들을 많이 모른다’고 했다.

“제가 사실 유명 가수들을 잘 몰라요. 엑소 디오랑, 엑소 수호씨 모두 촬영하면서 제가 많이 배우면서 작업했어요. 배려도 잘 해주시고, 절 편하게 대 해주셔어요. 이번 영화에 함께 한 갓세븐 진영씨도 민식이 분량이 워낙 많은데, 그 바쁜 스케줄에도 다 소화해주셨어요. 해외 일정을 갔다 와서 시간도 없을 텐데, 잠도 안 주무시고 바로 촬영장으로 왔어요. 대단하던걸요. 현장 배우들과 스태프에게도 늘 밝은 에너지를 주셨어요.

다들 본인 일에 책임감이 강하고, 늘 준비해오는 모습에서 많이 배웠어요. 사실 아이돌 가수들이 그렇게 힘든지 몰랐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스케줄을 소화해내잖아요. 표현이 그런가요? 너무 힘든 스케줄인데도 힘든 내색 한번 안하고 ‘파이팅’ 하고 촬영을 하더라구요. 저는 (여기에만 올인해도)제 촬영 하기가 벅찬데 말이죠. 그런 부분이 저를 반성하게 했어요.“

배우 지우가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배우 지우가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


배우 지우가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영화 속에선 지우가 직접 녹음한 엔딩 송을 만날 수 있다. 예주의 쓸쓸한 마음을 담아낸 음악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희망과 회한’의 여운이 가득하다. 지우는 “가수 분(진영)이 계시는데 제가 불러서 민망해요.”라며 웃는다.

“제가 노래를 못 불러요. 기계가 많이 도와준거라 되게 민망해요. 영화 안에서 잘 불러야 하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지만요. 음악시간에 들려주지 않았던 예주의 그런 마음을 보여주는 게 마지막 크레딧이죠. 걸그룹 멤버에 대한 꿈이 있었냐구요? 전 절대 안 됩니다. 몸치라 안 되고, 큰일나요. 전 준비되지 않은 건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평상시에는 수수한 차림을 한 채 지하철 타는 걸 즐긴다는 그는 최근 공연 감상의 즐거움에 빠져있었다. 뮤지컬 ‘빨래’ 와 연극 ‘꽃의 비밀’을 관람한 이야기를 하면서는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대학로에서 유명한 뮤지컬인 뮤지컬 ‘빨래’를 전 늦게 봤어요. 홍광호씨가 나오는 날에 봤는데, 너무 너무 좋았어요. 가슴이 벅차고 행복했어요. 큰 에너지를 얻게 된 날이었어요. 무대에서 직접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되게 좋았어요. 하루가 행복했던 날이라 잊을 수 없어요. 최근엔 장진 감독님의 연극 ‘꽃의 비밀’도 봤어요. 배종옥, 소유진, 이청아 배우분이 나오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로 배꼽잡는다는 게 이런거구나’란 생각을 했다니까요. 저도 많은 트레이닝을 한 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연극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콕 집어 ‘닭발’과 ‘고구마’를 사랑한다는 지우는 “보기보다 식탐이 많다”며 “가리는 음식 없이 잘 먹는다.”는 비밀 아닌 비밀을 털어놨다.

/사진=무브먼트 MOVement


“맛있는 게 있으면 꼭 먹어야 직성이 풀려요. 단 음식을 너무 좋아해요. 닭발을 좋아해서 맛있는 닭발을 찾아서 먹을 때도 있어요. 위가 안 좋아서 많이 먹으면 안 되는데 식탐이 많아서 조절이 잘 안 되고 있어요. 집에서 할머니가 고구마를 안 삶아주세요. 삶아 놓으면 제가 그 자리에서 한 냄비를 다 먹거든요. 그래서 살도 잘 쪄요.”

작품에 대한 이야기부터 소소한 이야기까지 도란 도란 이야기를 이어가던 지우에겐 20대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이어 그는 ‘앤해세웨이 강혜정 닮은 꼴로 소개되는 것도 감사하지만, 본인만의 색이 있는 배우 지우가 되고자 했다.

“대단한 배우들과 닮았다고 해주시면 당연히 감사하죠. 다만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저의 색을 찾고 싶어요. 주변에 행복한 에너지를 주는 배우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좋은 배우 이전에, 주변에 좋은 기운을 주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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