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당을 떠나자 소위 김종인계로 불렸던 당내 비문 의원들이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를 속속들이 선언하고 있다. 박영선 의원이 안희정 캠프 의원멘토단장을 맡은데 이어 14일 박용진 의원이 안 지사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이철희, 정춘숙 의원 등 김 전 대표와 가깝던 인사들도 이미 안희정 캠프에 합류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디에선가 60명 이상의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와야 하는 것이 또한 현실”이라며 “안희정은 솔직하게 이 문제를 대면하고 있다”고 안 지사 지지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대연정과 통합을 용기있게 밝힌 주자는 안 지사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30년 민주당원의 절규에 가까운 반박이 있었다. 민정당, 민자당 시절 저 놈들에게 당한 일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데 손잡자고 하는 (안 지사의) 소리에 기가 막힌다는 것”이라면서 “비판적으로 지지하겠다. 재벌개혁-노동중심-경제민주화-개헌 이라는 4가지 과제를 요구하며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캠프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 지사와 비문계의 화학적 결합이 필수적이다.
안 지사가 개헌에 소극적이라면 당내 김종인계와 비문계는 개헌에 적극적이고 안 지사가 재벌 개혁 등에 있어서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면 박영선, 박용진 의원 등은 삼성 등을 겨냥해 재벌개혁 입법을 활발히 발의하고 있는 인사다. 또 당내 비문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극심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다면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일단 안희정 캠프에 합류한 김종인 계 등 비문은 큰 잡음을 발생하지 않고 안착륙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가 개헌을 위한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에 동의하는 등 김 전 대표의 주장에 조금씩 맞춰가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원순 캠프, 김종인계, 손학규계 등 다양한 곳에서 모인 안희정 캠프는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범할 수 있다. 논공행상을 따지기 쉬운 구조”라며 “안 지사가 캠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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