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韓·中 통화절하 말라"

17일 개최 G20회의서 촉구할 듯

“보호주의 배격” 문구는 삭제 추진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워싱턴DC=AFP연합뉴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오는 17~18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등에 “통화절하를 하지 말라”고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므누신 장관이 국제무대 데뷔전인 이번 G20 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등 G20 회원국에 환율에 대한 기존 합의를 준수하도록 촉구할 예정이라고 미 재무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G20 재무장관 회의 공동성명에는 “경쟁적인 환율 절하를 지양하고 경쟁적인 목적으로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이는 무역에서 우위를 가지려고 통화가치를 절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무역 상대국이 국제규범을 어겨가며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면서 미국 내 산업기반과 경제활력을 빼앗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WSJ는 특히 미 재무부가 중국과 독일·한국 등을 환율과 경제정책을 통해 미국산업 기반을 약화하는 국가로 지목해왔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다음 달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환율보고서를 내고 중국 등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G20 회의에서는 또 미국이 내세우는 ‘환율조작’ 어젠다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반대하는 다른 회원국들이 격렬하게 맞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신들은 므누신 재무장관이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배격한다는 G20 문구를 삭제하는 대신 ‘공정하고 공평한 교역’을 지향한다는 문구를 삽입하려고 한다고 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 공동성명에 대한 논쟁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는 국가들과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긴장관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홍용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