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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美금리 인상속도 빨라지면 국내 한계기업 줄도산...경제뇌관 될수도

구조조정 대상 中企 176곳...7년만에 최대 규모

이자 충당 못하는 기업도 3,278곳으로 매년 늘어

시중금리 인상국면 진입땐 심각한 자금난 불가피







미국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증시 등은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미국의 꾸준한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한계기업에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대마불사’를 앞세워 대규모 고용과 지역경제를 이유로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 대기업보다 현재도 운영자금 대출로 근근이 견디고 있는 영세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더 큰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영세 한계기업에 대한 도미노 도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16일 “지금은 이미 금리 인상이 선반영된 부분이 있지만 금리 인상기에 한계기업들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미국이 8~9개월 내에 조기 인상을 할 경우 한계기업 구조조정 후폭풍은 엄청날 것으로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경우도 부익부빈익빈이 심각하기 때문에 대기업 1차 업체와 같은 중소기업은 금리 인상 여파를 견딜 수 있지만 영세 중소기업의 경우 지금도 시중은행이 거래를 하지 않으려 해 이들에 덮칠 파고는 예상보다 훨씬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꾸준한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우리나라도 하반기 금리 인상 압력이 강해지면 금리 인상이 한계기업 도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악화가 장기화하면서 상당수 한계기업이 운영자금 등을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금리 인상 압력은 이런 한계기업에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악화로 한계기업 도산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구조조정 대상(C·D등급)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이 176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는 한 곳 늘어난 수준이지만 과거 3년 평균(137개사)보다 28.5% 증가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업종별로는 △금속가공품제조업(22개사) △전자부품제조업(20개사) △기계장비제조업(19개사) △고무·플라스틱제조업(14개사) 등의 순이었으며 조선·건설·석유화학·철강·해운 등 5대 경기민감업종 기업은 26개사로 전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14.8%를 차지했다.



한계기업에 금리 인상 파고가 닥치면 금융권에서는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은행권은 대손충당금 압력이 되기 때문에 ‘비 올 때 우산 뺏기’ 관행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신용공여액은 1조9,720억원이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권이 1조7,000억원으로 88.6%를 차지한다.

실제로 오랜 경기침체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을 기록한 기업은 2010년 말 2,400곳에서 2015년 말 3,278곳으로 급증했다.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대출 중인 중소기업 26만개 중 23만개가 20인 이하 영세 소기업에 속한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의미다.

중소기업 업계에서도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시중금리가 오름세로 올라설 경우 중소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은 늘어나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는 영세 중소기업은 신용경색이나 재무구조 악화 등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에서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한계기업 충격을 집중 모니터링하는 분위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시중금리가 본격적으로 인상 국면에 진입하게 되면 기업의 부채상환 부담이 증가해 한계기업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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