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가 일반 가솔린 차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짧은 주행거리의 극복 속도가 가팔라 보급 속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웅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17일 제주도 중문단지 여미지식물원에서 개막한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 개막식 기조강연에서 “내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타입의 수소연료전기차 전용 모델을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며 “800㎞ 이상의 항속거리(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해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양 부회장은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시스템 효율과 더불어 고사양 기술을 대거 탑재해 최고의 기술력을 보여 주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항속 거리가 191㎞인 점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발전인 셈이다. 특히 현대차의 첫 번째 수소전기차인 ‘투싼ix’의 항속거리(415㎞)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양 부회장은 “현대차는 초연결성과 편의성·환경보호라는 3대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겠다”며 “전기차의 발전이 환경 보호 관점이라면 초연결성은 커넥티드카, 편의성은 자율주행차를 통해 구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전기차와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를 융합하는 것이 현대차의 목표다. 운전자와 외부가 연결되는 커넥티드카 역시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통해 구현한다는 것이다. 개막 사전 행사로 열린 ‘글로벌 EV 서밋’에서 황승호 현대차 차량지능화사업부 부사장은 “차량과 외부가 연결되는 커넥티드카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가 좀 더 효율적이고 지능화되는 기반을 만들어 줄 것”이라며 “특히 운전자의 주행 패턴과 과거 연비를 차량이 분석해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부사장은 “커넥티드카 구현을 위해 글로벌 포털 회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확대되면서 소비자의 관심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표현명 롯데렌터카 사장은 이날 엑스포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차의 항속거리가 늘어나면 단기 렌트뿐 아니라 장기 신차 렌트를 하려는 고객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전기차 렌터카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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