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7년 남반구(중남미 지역) 의약품 입찰에서 약 3,700만달러(약 410억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지역에 수출한 금액보다 15% 늘어난 규모이자 국내 제약업계의 단일 백신 수출 물량 중 최대다.
이번 수주로 녹십자의 해외 독감백신 누적 수주액은 2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011년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지 6년 만이다. 녹십자는 2014년부터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로 꼽히는 PAHO의 독감백신 수주 순위에서 1위에 올라섰으며 매출액도 매년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규모뿐 아니라 북반구에 집중됐던 독감백신 생산을 다변화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산 독감백신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계절성을 극복함으로써 연중 생산체제를 공고히 하고 해외 제약사와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의 한 관계자는 “독감 유행시기가 북반구와 반대인 남반구 지역에 대량으로 독감백신을 공급하면서 ‘계절성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다국적 제약사가 장악하고 있는 독감백신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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