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작고한 소설가 이윤기씨는 수필집에서 “좋아하면 자주 하게 되고 자주 하면 잘 하게 된다”고 썼다. 성공한 이들의 대부분이 그렇다. 기업인 중에서도 취미로 즐기던 것을 비즈니스로 발전시킨 사람들이 많다.
골프공 제조업체 제트원의 남상길(50) 대표도 그 궤적을 걸었다. 남 대표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은 이후 지금까지 매년 평균 100회의 라운딩을 해왔다. 총량으로 따지면 약 3,000회에 달한다. 그저 골프가 좋아서 열심히 했고, 그러다 아예 골프공 회사를 차렸다.
남 대표는 21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최근 미국 시장에 3년간 1,000만달러 골프공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일본 등에도 제품 공급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골프공을 생산한 지 2년 만에 이룬 미국 수출”이라며, “미국시장에 수출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우리 공을 사용한 골퍼들의 입소문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제트원 골프공의 재구매율은 90% 이상이다. 지난 2015년 처음 출시된 제트원 골프공은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실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제트원 골프공은 헤드 스피드가 느린 골퍼도 원하는 비거리와 방향성을 얻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남 대표가 말하는 제트원 공의 핵심 경쟁력은 골프공의 심장과도 같은 코어. 남 대표는 “공안의 고무반죽인 코어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품질이 결정된다”며 “반죽을 잘해야 맛있는 수타면을 만들 수 있듯 코어를 이상적인 비율로 압축하는 것이 좋은 골프공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골프공 비거리는 헤드 스피드와 코어의 압축강도(컴프레션)의 조합으로 결정된다”며 “헤드 스피드가 느린 골퍼가 압축강도가 높은 볼을 사용하면 코어 중심에 힘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원하는 비거리를 얻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반 골퍼들이 골프채와 골프옷은 신경 써서 고르지만 골프의 핵심인 공은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지 않는다“며 “자신의 스윙 스피드에 맞는 공을 사용하면 거리와 방향성은 저절로 잡힌다”고 조언했다.
남 대표는 “아마추어골퍼의 헤드 스피드는 보통 80~90마일 정도”라며 “이 경우 컴프레션 80~90 사이의 볼을 칠 때 이상적인 비거리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헤드 스피드가 느린 아마추어골퍼가 높은 컴프레션의 공을 치면 원하는 스코어를 얻기 어렵다는 뜻이다. 남 대표는 “프로선수들이 사용하는 공은 최고 품질이지만 아마추어골퍼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공은 아니다”며 “자신의 스윙에 맞는 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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