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고객 수익률과 은행 수익이 연동되는 ‘동고동락(同苦同樂) 신탁’을 출시했다. 수수료 성과보수 방식은 주식활황기에 증권사에서 주로 활용하는 개념으로 은행이 수수료에 이 같은 성과보수 개념을 도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동고동락 신탁은 고객의 수익률과 관계없이 판매사의 수익이 발생하는 기존 투자상품 판매 문화를 벗어나 고객의 수익률에 따라 상품 수수료가 차별 지급되는 방식이다. 고객의 목표수익률 조기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신탁 수수료는 낮추고 사전 설정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성과보수 형태로 은행에 일부 지급하게 되는 구조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1,000만원짜리 신탁상품에 가입했을 경우 통상 수수료가 2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초기 수수료는 10만원으로 설정하고 목표수익률인 2%를 달성할 경우 추가로 10만원을 지급하는 형태다. 고객이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은행도 추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신탁 만기인 2년 이내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은행도 추가 성과보수를 포기해야 한다.
다른 시중은행도 일괄 수수료 방식이 아닌 고객과 수익률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해야 은행도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품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투자상품에 대한 고객 중심 수수료 운영은 은행권에서 신선한 시도”라며 “수익률에 따른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적용하면 고객 입장에서도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어 성과보수 개념의 수수료 체계는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6일 고객 수익률에 따라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달라지는 신개념 ETF신탁상품을 출시했다. 투자상품 수수료의 경우 수익률이 저조해도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관행을 깨고 일정 기간(6개월) 내 실제 투자수익률이 사전에 정한 목표수익률(3%)에 도달하면 정상적인 수수료가 적용되고 도달하지 못하면 수수료가 절반으로 인하되는 형태다. 우리은행도 증권사나 운용사가 증권사 상품을 위탁 판매할 때 증권사 등과 논의해 수수료를 수익률에 따라 다르게 지급하는 상품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펀드 위탁판매 시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 현재 전산 개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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