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이번에는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를 재료로 주가 상승세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 볼트를 비롯해 올해 안에 출시될 다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등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실적개선이 유력해 LG화학의 상승 랠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전일 대비 4.24%(1만2,000원) 상승한 29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LG화학의 상승세는 지난 13일부터 7거래일 연속된 것이다. 지난달 17일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매수세는 전달 27일을 제외하고 21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222억원어치를 외국인이 사들였다.
LG화학 상승세의 배경에는 전기차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GM 볼트가 있다. 볼트는 한 번 충전으로 약 400㎞를 달릴 수 있는 뛰어난 배터리 성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올해 약 3만대의 판매가 예상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볼트에 대한 기대감은 국내 사전계약 첫날인 17일 하루 만에 400대의 사전계약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등 시장에서 증명됐다. LG화학은 볼트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며 약 4,0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볼트 외에 올해 출시 예정인 다른 전기차에도 LG화학은 배터리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6월 출시 예정인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에도 LG화학의 배터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은 전기차 시장의 주요국인 중국의 배터리 인증 지연에 따라 사업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된 해였다”며 “올해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미국의 판매량 증가와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GM 볼트의 생산 본격화로 중대형 전지 사업의 가치 평가가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배치에 따른 중국의 압박을 피해 배터리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점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LG화학의 2월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량은 7,708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증가했다. 고무적인 점은 지난해 1~2월에는 LG화학의 배터리 수출 중 중국이 45%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그 비중이 18%로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이 7%에서 21%로, 독일이 14%에서 22%로 수출이 늘었다. 곽 연구원은 사드 배치 이후 대중 수출 하락 우려가 컸지만 LG화학이 미국·유럽으로 수출 다변화에 성공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지 외에 기초소재·바이오 등 LG화학의 전통적인 주력사업 부문에서도 실적개선이 예상된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폴리염화비닐, 고부가 합성수지 호조가 지속되고 에틸헥사놀, 비스페놀A 스프레드가 급등해 석화 부문 실적개선이 유력하다”며 LG화학이 1·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188억원 증가한 6,76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곽 연구원도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상승 후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며 “LG화학이 올해 석화 부문에서 매출 16조4,310억원, 영업이익 2조4,311억원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전체 사업 부문에서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4조2,607억원, 영업이익 2조4,112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21% 늘어나는 것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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