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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in이슈] 알파고 보다 못한 딥젠고? 그래서 더 매력적이야

박정훈 9단, 22일 AI 딥젠고와의 승부서 역전승

딥젠고는 알파고 보다 못한 존재일까

인간과 닮아 오히려 더 매력적인 AI도 있다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 로고.




박정환(오른쪽)이 22일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딥젠고와 대국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기원


한국 바둑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과 ‘일본판 알파고’ 인공지능(AI) 딥젠고(DeepZenGo)가 22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맞붙었다. 딥젠고는 일본이 지난해 3월 바둑소프트 ‘젠(Zen)’을 중심으로 IT 기업 ‘드왕고’와 도쿄대가 협력해 만든 바둑 AI다. AI가 인간 바둑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첫 사례로 관심이 모아졌다.

흑을 쥔 박 9단은 초반 딥젠고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딥젠고는 좌변 흑점 위에 붙인 44수 등 인간의 예측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수로 박 9단을 흔들었다. 중후반으로 들어가면서 박 9단의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한집 반 정도의 패배를 예상한 박 9단이 중앙에서 예상치 못한 승부수를 날리자 상황은 돌변했다. 딥젠고는 계산 밖의 수가 나오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특히 판세가 뒤집어지자 딥젠고는 ‘버그’에 가까운 터무니 없는 수들을 연발했다. 상대방의 집에 착수를 해 돌을 하나 더 보태주는 수까지 여러 차례 나왔다. 마치 인터넷 대국에서 매너가 좋지 않은 대국자가 패배가 확실해지자 돌을 던지지 않고 상대방을 자극하기 위해 무의미한 수들을 두는 것과 유사했다. 결국 차이는 점차 더 벌어졌고 347수 만에 박 9단의 흑 불계승으로 끝났다. KBS 바둑 해설위원인 박정상 9단은 “딥젠고의 후반이 불안했다”며 “초일류 기사를 이기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21일 중국 미위팅 9단과 대결을 펼친 딥젠고는 종반에 이상한 수를 연발해 관전팬들이 재미있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딥젠고는 비교 대상인 알파고보다 바둑 실력만 놓고 보면 다소 떨어지는 능력을 보였다. 다만 사용된 CPU 개수 등이 다르기 때문에 평면적인 비교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 딥마인드가 2014년 개발한 알파고는 1,920개의 CPU와 280개 GPU를 사용한 초첨단 인공지능이다. 반면 딥젠고는 CPU 2개와 GPU 4개로 구성됐다. 알파고는 최근 세계 바둑 기사 최강자들을 상대로 60연승 승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딥젠고는 승률 81.1%로 알파고보다 덜 영리하고 실수도 잦다.

이처럼 실수가 잦은 탓에 딥젠고가 알파고보다 더 친근감이 느껴지고 인간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력은 딥젠고가 떨어지지만 너무나 기계적인 계산으로 인간을 질리기 만드는 알파고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딥젠고와 붙어 2승을 따냈던 조치훈 9단은 “생각보다 인간적인 바둑을 둬 놀랐다”고 말했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지능과 능력을 뛰어넘은 AI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인간과 더욱 닮아가려는 AI와 로봇들도 속속 개발됐다. 서울경제썸이 다양한 사례들을 모았다.



이세돌 9단이 지난해 3월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맞대결에서 1승 4패의 진검 승부를 펼쳤다.


◇ 인간보다 뛰어난 AI의 등장= 대표적인 것은 IBM에서 개발한 AI ‘왓슨(Watson)’이다. 의료, 법률, 금융 등 17개 산업에 걸쳐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학 서적을 통달한 왓슨은 인간 의사보다 암 진단율이 20% 정도 더 정확한 98%를 보이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도 사람보다 빠르게 자산관리를 수행한다. 최근 한국어를 완벽히 습득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 왓슨은 올 상반기 내에 국내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인간보다 빨리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며, 소설을 쓰는 AI도 등장했다. 영국 스타트업 주크덱(Jukedeck)은 AI를 이용해 50만 곡의 오리지널 음악을 만들었다. 일본 하코다테미라이 대학의 프로젝트팀이 개발한 AI가 쓴 단편소설이 지난해 일본 제3회 ‘호시신이치상’ 일반부문 1차 심사를 통과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연구회인 ‘옥스포드 유니온’에서 지난해 7월 IBM 왓슨과 1시간여 동안 질문 응답을 진행했다. 유튜브 플레이어 하단의 ‘자막’을 누르면 한글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미 파이낸셜 타임스가 지난해 5월 일본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페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AI 로봇이 인간의 감성마저 대체하나= 요즘에는 인간적인 AI들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인간을 닮은 성향을 가져 함께 대화하고 소통이 가능한 ‘소셜 로봇’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내놓은 가정용 로봇 ‘페퍼(pepper)’는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 행동양식을 결정한다. 주인과 같이 놀고 이야기를 나누는 미국 MIT 대학의 지보(JIBO), 주인에게 의상 코디를 제안하는 등 비서 역할을 하는 큐빅(Cubic)도 있다.

홍콩에 있는 인공지능 로봇 제조사인 핸슨로보틱스는 ‘소피아’라는 제미노이드(쌍둥이+안드로이드)를 지난해 내놓았다. 소피아는 사람 피부와 거의 흡사한 질감의 피부에, 여배우 오드리 헵번의 외모를 닮아있다. 인간의 표정을 감지해 62가지의 표정으로 반응하고, 사람과 눈 맞춤을 통해 상호작용 대화도 가능하다.

지난 2월 구글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보캅’이 연상되는 외모를 지닌 휴머노이드 로봇 ‘핸들(Handle)’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6.5피트(198cm)의 사람과 흡사한 높이에 수직 점프, 달리기, 박스 옮기기 등이 가능하다. 보통 인간을 닮은 로봇이라 하면 행동과 반응이 느릴 것이라 짐작하겠지만 핸들은 움직임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핸슨로보틱스가 개발한 제미노이드 ‘소피아’의 홍보 영상.


구글 자회사 로봇개발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로봇 ‘핸들’의 소개 영상. 이 기업의 로봇 소개 영상은 다수 있는데, 영상의 끝에 항상 연구실 바깥으로 나가는 모습을 담는 게 특징이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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