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이 중국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26일 ‘수출 빅데이터를 이용한 한국 산업의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지수가 1995년 16위에서 2015년 13위로 세 계단 올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순위가 약간 상승하며 20위권 안에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20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산업경쟁력은 숙련기술 수준이 높은 상품을 얼마나 많이 수출했는지로 판단한다. 우리나라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수출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소폭 등급이 올라갔다. 하지만 경쟁력 우세 품목의 비중은 6.0%에 불과해 미국(22.1%)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같은 특정 항목에 수출 실적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1995년과 2015년 모두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20위에서 3위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년 동안 중국의 산업경쟁력이 우리를 앞서게 된 것이다.
반면 산업 간 연계 정도에 따라 미래의 산업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산업응집력 지수는 21위에서 25위로 네 계단 하락했다. 산업응집력 지수는 어느 수출상품의 주위에 다른 경쟁력 있는 상품이 얼마나 밀집돼 있는가를 계산한 수치다. 이탈리아(2위→1위), 독일(1위→2위), 미국(4위→5위) 등 선진 산업 강국이 굳건히 5위권 내 포진했고 신흥시장국에서는 중국(18위→3위)과 폴란드(19위→8위)의 도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응집력 부문에서도 중국에 뒤졌다. 국내 산업생태계를 숲에 비유하면 우리나라 산업은 키가 큰 나무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생태계는 개별 업종이나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전체 산업이 균형을 이루면서 시너지 효과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 역동성 유지를 위해 산업생태계를 파괴하는 좀비기업의 퇴출은 촉진하되 신생기업의 도전을 장려하는 기업정책 추진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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