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비, 방금 찍은 사진 아이유(IU)에게 보내줘.”
삼성전자(005930)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왼쪽 1단 버튼을 꾹 누르고 음성으로 명령을 내렸다. 갤S8의 인공지능(AI) 비서 엔진 ‘빅스비(Bixby)’를 바로 구동할 수 있는 버튼이다. 주변이 다소 시끄러웠는데도 명령을 인식한 빅스비는 조금 전에 촬영한 TV 사진을 문자메시지에 첨부한 뒤 ‘받는 사람’에 아이유의 연락처까지 입력해줬다. 이제 ‘보내기’만 터치하면 진짜 아이유에게 사진이 전송된다. 스마트폰의 잠금이 해제된 상태에서 메시지 앱을 눌러 연락처를 직접 입력하고 갤러리 앱에서 또 사진을 찾아 첨부하는 등 최소 7번의 터치 과정을 단 한 번의 음성 명령으로 압축한 것이다.
미국 뉴욕에서 29일(현지시간) 공개된 갤S8을 직접 사용해보니 빅스비를 통해 여러 단계의 명령을 내리는 게 가능했다. 예를 들어 “오늘 찍은 사진 중에서 장소가 뉴욕인 것만 앨범으로 만들어줘”라고 여러 조건이 달린 명령을 내려도 빅스비는 인식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간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문장·단어 수준은 바로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빅스비는 음성뿐만 아니라 이미지도 인식할 수 있다. 노트북을 인식하도록 촬영하면 관련 내용을 관련 상품을 검색해 즉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갤럭시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홈버튼’이 갤S8에는 사라졌지만 어색함을 느끼긴 어려웠다. 잠금이 해제된 상태에서 홈버튼이 위치했던 화면 중앙 하단 부분을 터치보다 조금 센 느낌으로 꾹 누르면 원래의 기능을 한다. 삼성전자는 이 기능의 명칭을 ‘포스터치’로 붙였다.
본체 위·아래 베젤(테두리)이 잘려나가면서 디스플레이는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줬다. 베젤 자체가 검은색으로 처리돼 화면을 켜지 않으면 전면 전체가 디스플레이처럼 보일 정도다. 또한 전면과 후면은 대칭 형태로 설계돼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웹 브라우저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많은 모바일 앱이 새로 형태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베젤을 최대한 없앤 갤S8에서는 사용자가 더 많은 내용을 한 눈에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갤S8에 새로 추가된 안면 인식 기능을 써보니 화면 잠금을 ‘눈 깜짝 하기도 전에’ 해제했다. 자체 학습 기능이 있기 때문에 안경 착용이나 화장 여부와 관계 없이 인식할 수 있다. 대신 금융 결제, 내부 앱 보안 등은 지문이나 홍채처럼 보안 수준이 높은 생체 인식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갤S8의 색상은 총 5가지로 준비됐다.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가장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는 색상은 ‘아크틱 실버(북극 은색)’다. 이 외에도 미드나이트 블랙, 오키드 그레이, 코랄 블루, 메이플 골드 등 특색 있는 색상을 갖춘 갤S8이 출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