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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IT업계 ‘한국판 AI 의사’ 개발 줄달음

연세의료원·서울아산병원·분당차병원 등

인공지능·가상현실 기업 등과 잇단 출사표

방대한 의료 데이터와 의료인력을 가진 대학병원들이 국내 정보통신(IT) 기업들과 손잡고 ‘스마트 헬스케어’라는 4차 산업혁명에 뛰어들고 있다. 인공지능(AI)·가상현실 기술 등을 접목해 한국판 ‘AI 의사’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진단·예측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은 지난 3일 한컴그룹과 AI 로봇·가상현실 기술 등을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선 AI·가상현실을 이용한 인지훈련시스템, 상지마비 환자들의 회복과 인지기능 개선을 위한 가상현실 재활훈련시스템, 노인·경증 장애인용 운동·인지훈련 로봇, 실어증 환자를 위한 AI 언어치료시스템, 외국인 환자를 위한 의료전문 통번역시스템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연세대의료원은 지난달말 한국마이크로소프트·셀바스AI 등 10개 IT 기업들과 다양한 질병 진단·예측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재난현장 구급활동을 위한 스마트 응급의료시스템(마젤원), 정밀의료 기반 아토피질환 예측 시스템(DS트레이드, DNA링크), 센서기반 척추질환 진단시스템(아임클라우드), 환자 수면평가 및 예측 시스템(센서웨이), 수술환자 생체신호 기반 회복개선연구(베이스코리아IC), 파킨슨병 임상시험 기술(제이어스), 성인병 발생 예측 서비스(셀바스AI), 당뇨병 예측시스템(핑거앤) 등이 그 예다.

서울아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은 총 100억원의 정부·민간 사업비를 투자하는 AI 의료영상 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폐, 간, 심장질환 영상판독 지원을 위한 AI 원천기술 개발 및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연계 상용화’ 프로젝트를 추진할 AI의료영상사업단을 발족했다. 오는 2020년까지 AI 기술을 적용한 질환별 의료영상 소프트웨어, 의료용 엔진, 음성인식 융합기술 등 원천기술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진단·치료용 의료기기로 상용화,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KAIST·울산대·뷰노코리아(AI), 코어라인소프트(의료영상소프트웨어), 메디컬스탠다드(PACS)와 산학연 네트워크를 가동 중이다.

연세의료원(사진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은 10개 정보통신(IT) 기업과, 서울아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은 5개 대학·기업과, 분당차병원은 한컴그룹과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병원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에 적극 나선 것은 IBM의 AI 종양내과의사 ‘왓슨 포 온콜로지’처럼 선진국 업체가 개발한 것을 쓰게 되면 영원히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자체 보유한 의료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국내 IT 업체들이 개발한 서비스 플랫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다른 의료기관·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유료 서비스가 이뤄질 경우 이익을 공유할 수는 것도 장점이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국내 디지컬 헬스케어 기업들이 대학·병원과의 적절한 협력 고리를 찾기 어려워 개발 기술의 적용·확장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세대 의대·병원·연구소 등이 가진 의료 데이터와 연구인력, 임상적용 능력 등을 최대 100개 협력 기업에 개방해 의료분야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산학 공동연구 네트워크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상은 연세대 헬스IT센터 교수는 “의사들이 진단·진료·재활치료 등에 쓸 수 있는 플랫폼의 경우 잘 개발하면 조기에 유료 서비스 제공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익 분당차병원장은 “다양한 재활치료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 치료를 도입해 이미 성과를 보고 있다”며 “IT와 헬스케어가 결합한 새 잠재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우리 임상·연구 인프라를 적극 지원해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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