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은 미래 산업이다. 미래에도 안전하고 아름다우며 친환경적인 미래형 건축·자동차 소재를 공급함으로써 주력 기간산업으로의 위상을 앞으로도 공고히 할 것이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글로벌 수요 위축,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 무역분쟁 확대, 환경규제 강화 등 극복해야 할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 철강업계가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을 이끌어갈 유능한 전문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그런데 기업 현장에서는 핵심 전문 기술인력의 확보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미래 먹거리 기술 개발을 담당할 고급 인력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철강 관련 교수진과 석박사 전공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대학에서는 기존의 금속공학과가 반도체 등의 신소재 중심으로 바뀌었으며 체계적으로 철강을 가르칠 과목 및 전공교수도 거의 없다.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금속공학과를 유지하는 대학은 5개교에 불과하고 금속공학 전공 교수도 오는 2020년에는 30여명 이하로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규 인력 공급난 속에 기존 인력의 고령화는 계속돼 산업기술 전수가 단절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인재 육성 및 공급 시스템의 부재하에 철강산업의 고부가화와 스마트화를 시급히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산업계와 학계·정부는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인력을 육성 공급하는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철강 생산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대학교수 및 산업계·연구계가 참여하는 권역별 철강전문인력육성센터를 구축하고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퇴직한 핵심 기술인력에게 해당 센터에 강의전문 교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러운 도제식 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인재육성센터는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인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 기술을 두루 갖춘 융합형 전문인재를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역할까지 담당할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잘 디자인돼야 한다.
한국 철강업계의 눈부신 성장과 발전은 인재경영의 뜻을 일찍이 실천한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같은 선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 4차 산업의 승자가 되는 것는 정보기술(IT)과 제조업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도 산업 및 학계의 미래 철강산업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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