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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제대혈 보관, 오해와 진실

장민후 메디포스트 홍보팀장





신생아의 탯줄 속 혈액, 즉 제대혈에는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와 뼈·근육 등으로 분화가 가능한 간엽줄기세포가 풍부하다. 출산할 때 이를 보관해두면 아기 본인이나 가족이 난치병에 걸렸을 때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처럼 소중한 생명 자원을 불법으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매매한 일부 제대혈은행의 비윤리적 행태가 드러나며 제대혈 관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관련 법이 시행되면서 엄격한 지침과 규정에 따라 어느 나라보다 안전하게 제대혈을 관리하고 있다. 제대혈 저장 탱크의 질소량·온도 등을 10분 단위로 체크하는가 하면, 제대혈 보관 기술의 핵심인 해동 전후 세포 생존도는 100%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동남아·남미 등의 제대혈은행 설립 자문을 맡는 등 기술과 운영능력 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보관된 제대혈은 총 54만여건. 신생아 10명 중 1명 정도가 제대혈을 보관하거나 기증하고 있다. 이러한 제대혈은 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 등 혈액질환을 비롯한 각종 난치병 치료에 사용되며, 2010년 이후에는 뇌성마비와 발달장애 등에도 이식이 시도되면서 활용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재 질병 치료 목적으로 제대혈 이식을 받는 환자 수는 연간 100~200명 선이다. 앞으로 제대혈 보관자들의 연령이 높아지게 되면 이 수치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몇 년 전 림프종으로 투병하다가 다행히 출생시 보관했던 자신의 제대혈을 이식받은 후 완치돼 다시 초등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 어린이를 만난 적이 있다. 그의 어머니는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한 임신부가 당사의 제대혈은행을 찾아왔다. 그녀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첫째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현재 임신 중인 둘째 아이의 제대혈을 보관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 간절한 눈빛을 떠올리면 숙연해진다. 형제 간에 제대혈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확률, 즉 두 아이의 조직적합성항원형 6개 중 3개 이상이 서로 일치할 확률은 75%다. 꽤 높은 확률이지만 그래도 당사자들은 마음을 놓지 못할 것이다. 5월 출산을 앞둔 이 임신부와 가족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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