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스피는 예상치 못한 소식에 출렁였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 마련에 합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만 해도 한국은 곧 발표될 예정인 미국 재무부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과 함께 환율 조작국 지정에서 제외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국내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았던 외국인의 순매도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가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위협을 거론하며 “서태평양(동해)에서 존재감과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칼빈슨 항모전단을 북쪽으로 이동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차갑게 얼어붙은 것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4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지수는 장중에 2,030선이 무너졌다. 4월 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금액은 3,534억원에 달한다. 주식시장에선 방산주만 급등했다. 전자전 장비업체 빅텍은 코스닥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5,2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방산설비업체인 스페코(25.84%), 한화테크윈(2.63%), 휴니드(2.33%), 한국항공우주(0.52%) 등도 오름세를 탔다.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빌려 거래하고 남은 ‘대차거래’ 잔고가 역대최대치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증시에 부담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68조285억원으로 올 들어 41.42% 증가했다. 통상 대차잔고가 늘면 잠재적인 공매도 대기 물량이 많다 의미로 향후 지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대북 리스크로 인한 증시 조정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초 여건이 아닌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조정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기회인 경우가 많다”며 “조정을 받아도 2,130선 안팎에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4분기 이익 전망 상향조정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과 같은 최악의 상황만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지정학적 위험요인에 따른 하락은 금방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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