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대우조선해양 4월 만기 회사채부터 갚아달라는 국민연금의 요구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식이 잘못됐다”는 강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최 행장은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4월 회사채 상환을 요구하는 것은 결국 수은의 돈으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다른 채권자의 돈을 갚아달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행장은 수은이 대우조선의 채권자가 된 것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익을 남기기 위해 투자한 기관투자가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최 행장은 또 “국민연금이 이미 상환 불능인 채권을 정상 채권처럼 생각하며 정부와 채권단이 마치 지급정지를 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출발점부터 인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하지 않았을 뿐이지 대우조선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기 이전부터 지급 불능 상황이었다”며 “이번 방안을 통해 사채권자들이 50%라도 받게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배를 건조해 대금을 받더라도 원가에 미치지 못해 적자가 지속될 수 있고 선박 건조 시 시중은행은 RG 해소로 (지원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6년 만기 회사채의 만기 상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행장이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상환 불능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극민연금 측은 “대우조선해양의 심각한 상황을 알면서도 사전에 설명도 없이 손실 분담을 요구했다”면서 “2015년 8월 (국민연금의 회사채 조기 상환 요구에) 산은은 경영정상화를 약속하며 지불 유예를 요청했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김흥록·임세원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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