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게임명가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시장에서도 명성을 떨칠 수 있을까. 올해부터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선봉장은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 M’이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리니지M이 지난 12일 사전접수를 시작한 후 8시간만에 100만 명의 신청자를 넘어섰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 광고 및 배우 최민식을 활용한 공격적인 TV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지난 1998년 출시 후 지난해 누적매출 3조 원을 돌파한 PC용 게임 ‘리니지’의 골수팬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게임성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게임성과 관련해 완벽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부문에서 성과가 부진했던 배경에는 ‘모바일에서는 게임성이 완벽하게 구현되기 힘들다’는 김 대표의 고집도 적잖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게임 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고 스마트폰 사양도 웬만한 PC에 뒤지지 않을 만큼 좋아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게임성은 유지하면서 모바일 화면에 최적화된 게임만 내놓으면 충분한 이용자 확보가 가능해진 것. 넷마블이 지난 연말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 출시 한 달만에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 같은 판도 변화를 입증해 내기도 했다.
리니지M의 특징은 지도, 아이템, 몬스터 등을 원작인 리니지와 동일하게 구현했다는 점이다. 일정 조건에 따라 사냥터 접근 권한이 제한됐던 이전의 모바일 RPG와 달리 어떤 지역이든 이동이 가능하며 혈맹과 공성전과 같은 원작의 핵심요소도 담아 골수팬들의 기대를 만족 시킨다는 계획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쓸 수 없다는 한계를 ‘단축버튼’과 손가락을 이용해 다수의 대상을 한번에 선택할 수 있는 ‘아크 셀렉터’를 도입해 해결한 것도 눈에 띈다. 또 게임 개발 시 대부분 게임사들이 사용하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엔진’이 아닌 자체 개발 엔진을 사용해 엔씨소프트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기세는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넷마블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안에 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의 모바일 버전도 내놓겠다는 계획이라 서로 다른 모바일 MMORPG를 통한 쌍끌이 전략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출시된 블레이드앤소울 또한 골수팬이 많은 만큼 조만간 사상 첫 매출 1조 원을 넘어서 2조원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 출시가 예상보다 늦다는 반응도 있지만 그만큼 게임성에 완벽을 기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를 반기는 목소리가 높다”며 “현재 게임업계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중 엔씨소프트가 매출 규모가 가장 작은데 PC게임에서의 영향력이 모바일에서도 발휘될 경우 선두 업체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리니지M 현황
출시일정 | 올 상반기 예정 |
사전예약자 수 | 예약접수 8시간만에 100만명 돌파 |
특징 | 자체 개발엔진 사용, 리니지 IP 활용, 아크셀렉터 및 단축버튼 도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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