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으며, 달러 강세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이 몇 개월 동안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 그들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다”라며 이번 주에 나올 예정인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수 차례 밝히고 취임 이후에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밝힌 데서 물러난 것이다. 그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지금 지정하면 북한의 위협과 관련한 중국과의 대화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지정 요건 등을 바꿀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한국도 함께 지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경제분야를 두고 협상하는 ‘100일 계획’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낮아졌고 한국 역시 ‘한 숨 돌렸다’라는 분석이 나오며 원·달러 환율은 상승 (원화 가치 하락)흐름을 타고 있다.
다만 4월 보고서에서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낮아졌을 뿐,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는 데 혈안이 돼 있기 때문에 다음번 보고서가 나오는 10월이나 그 중간에라도 미국의 압박은 언제든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에 대해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달러가 지나치게 강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나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부분적으로는 나의 잘못”이라면서 “달러 강세는 궁극적으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다른 나라들이 자국의 화폐 가치를 낮추면 (미국 기업은) 경쟁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덧붙였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털어놓고 말하건대, 나는 저금리 정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에 대해서도 “나는 그녀를 좋아한다. 그녀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선 과정에서 옐런 의장을 비판했던 것과는 다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옐런 의장을 재임명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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