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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 커지는 금호타이어 매각] "5년 보장 받았다""확정 안된 사안" 산은-금호산업 '상표권 사용' 충돌

<매각작업 곳곳 난제>

상표권 사용 확정 안될 땐

더블스타 자진 포기 가능성

박삼구 회장 소송 제기 여부

부채상환 연장 협의도 변수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은 상표권의 사용 허용 여부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가 상표권자인 금호산업으로 부터 앞으로 5년간 상표 사용 승인을 얻었다고 보고 있지만 정작 금호산업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어서다.

19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금호 상표권을 ‘5년+15년’ 형태의 20년 사용을 전제로 인수 희망가를 산정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주식매매계약서(SPA)에 이 같은 조건이 이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점을 기재해뒀다.

다만 금호 상표권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채권단이 아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금호산업에 있다는 점이 변수다. 박 회장 측이 상표권 사용 조건과 기간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더블스타의 사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구조다.

상표권 사용 권한과 관련해 산은과 박 회장 측은 이미 상황 판단부터 엇갈리고 있다. 산은 측은 금호산업이 지난해 9월 이사회에서 금호타이어가 앞으로 5년간 금호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승인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산은이 입찰을 진행하면서 상표권과 관련한 입장을 요청해 ‘5년간 줄 의사가 있으나 사용료 액수와 기타 조건에 합의가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공문을 통해 명확히 밝혔다”며 “이후 금액이나 기한 등 기타 조건에 대해 협상하거나 한 바 없어 조건 이행이 안 된 만큼 상표권 승인을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더블스타가 바라는 추가 15년은 물론 기본 전제인 5년의 상표권 사용 허용 여부도 확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주주사인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주식매매계약을 맺기 전 산업은행에 ‘금호타이어 매각은 상표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상표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경우 매각 종료 절차에서 채권단 내부의 갈등이 불거질 불씨가 살아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소송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다. 박 회장은 18일 “금융권을 상대로 한 소송은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금호 측은 “매각과정에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법적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가 주주협의회에 지고 있는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부채 상환기일을 연장하는 협의도 넘어야 할 고개다. 당장 오는 6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만도 1조2,000억원이다. 주주협의회는 더블스타와의 계약에 따라 매각 종료 전까지 전체 채무를 일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지분율이 적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일부라도 상환받거나 금리를 조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유력 대선주자들이 기술 유출이나 해고 등 쌍용차와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어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에 우려하고 있다는 점도 막판 변수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다음주부터 매각 종료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계약서상 매각 종료까지 주어진 시간은 최장 5개월이다. 이 기간에 매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다시 살아난다. 산은 관계자는 “주주 금융기관들이 이미 SPA에 동의한 만큼 채무조정 등의 과정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기술 유출이나 해고 문제는 산업계의 구조나 단체협약 내용 등에 따라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고 산은이 매각 이후에도 채무 관리 차원에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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