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명운이 달린 ‘갤럭시S8’이 사전 개통 첫날부터 품질논란에 휩싸였다. 전작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로 조기 단종된 만큼 이번에도 품질 문제가 확대되면 삼성전자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보는 각도나 환경에 따라 색깔이 달리 보일 수도 있다”며 “일정 수준의 색상 치우침 현상은 색상 최적화 설정 기능을 통해 보정할 수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사용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삼성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포털 사이트 등에서는 이날 사전개통이 시작된 갤S8 품질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예약구매자들이 수령한 갤S8·갤S8+ 등 신제품 액정에서 붉은 색이 너무 강하게 표현된다는 것이 골자다.
이들은 “‘붉은 액정’ 현상이 화면 전체가 아닌 특정 부위에서 심하다”며 “화면 상 ·하단 끝부분과 양 옆의 엣지 주위에 유독 붉은 기가 많이 돈다”고 묘사했다.
이런 현상을 겪는 소비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태추이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확실히 붉은 빛이 난다”면서 삼성전자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논란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오른 데 이어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갤S8 벚꽃 에디션’, ‘레드게이트’ 등 조롱 섞인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일부 네티즌은 갤S8의 붉은 액정 여부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방법도 게재했다. 붉은 액정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화면을 하얗게 만들어 살펴본다는 내용이다. 전화 다이얼 화면에서 ’*#7353#’을 입력해 ‘테스트 모드’로 들어간 뒤 ‘8.TSP Dot Mode’를 선택하면 전체 화면이 하얗게 바뀌어 화면 색감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붉은 액정 현상은 앞서 지난해 9월 갤노트7 당시에도 발생해 사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원인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부분 휴대전화용 액정표시장치(LCD)가 1개 픽셀에 적색(R), 녹색(G), 청색(B) 등 3원색 3개의 서브 픽셀을 모두 넣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가 사용한 슈퍼 아몰레드에는 픽셀당 2개의 서브 픽셀만 배치돼 있다. 적녹(RG) 픽셀과 청녹(BG) 픽셀을 촘촘하게 번갈아 배치하는 ‘펜타일’ 방식이다. 아몰레드 화면에서는 2개 이상 픽셀이 있어야 온전한 색을 낼 수 있고, 이럴 경우 전체 색의 균형이 깨질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붉은 액정 이슈는 지난해 노트7 등에서도 나왔던 문제로, 이는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특성으로 보인다”면서 “스마트폰 내부의 색상 설정을 통해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지만, 조정 후에도 비정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불량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디스플레이 색을 조절하는 칩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특정 업체에서 납품한 일부 칩의 편차 탓에 제품별 차이가 발생했다는 의견이다.
한편 해외에서는 갤S8 빅스비(Bixby) 버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S8 음성 버튼 하단에 위치한 ‘빅스비 호출’ 전용 버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를 제한하도록 하면서 해외 사용자들의 반발하고 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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