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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녀상 옆 박정희·이승만 흉상 설치 시도 ‘무산’

‘진실국민단체’ 회원들 20여 분만에 철수

21일 진실국민단체 회원들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을 부산 일본영사관 후문 앞 소녀상 옆에 설치하려했으나 이를 막아선 동구청과 시민 등에 의해 무산됐다. 사진은 이 단체가 설치하려던 박정희 흉상./사진제공=부산경찰청




부산 일본영사관 후문 앞 소녀상 옆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0.5×0.5m)을 세우려던 단체의 시도가 구청과 시민 등에 의해 무산됐다. 이 단체는 소녀상이 불법으로 세워졌다며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최모(36)씨 등 ‘진실국민단체’ 회원 5명은 21일 오후 3시께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인근 소녀상 자리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을 설치하려 했으나 동구청 도시안전과 직원 13명이 이를 즉시 철거하면서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동구청 직원들은 이승만 흉상과 흉상을 붙인 나무의자를 압수했다.

흉상 설치가 무산되자 최씨는 박 전 대통령 흉상을 한 손에 들고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나 소녀상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소녀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이제 일본을 용서해야 한다”는 성명을 낭독했다. 최씨가 미리 준비한 성명서에는 ‘언제까지 일본을 미워하고 증오해야 하는가. 그들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용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불법을 불법이라고 말할 수 없는 나라. 동구청은 여론의 눈치를 보며 한쪽의 동상만을 지켜준다고 하고 대통령 동상은 쓰레기로 취급하고 치우겠다고 한다’, ‘제일동포들이 소녀상으로 겪고 있는 고통을 말로 표현할 수 가 없다. 100만 재일동포들이 겪는 피와 눈물의 고통은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가’, ‘소녀상 설립 단체는 정말 순수한 애국 단체인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시민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20여 분간의 승강이 끝에 최씨 등은 “소녀상, 흉상도 불법인데 다 같이 철거하라”고 말한 뒤 택시를 타고 떠나면서 흉상 설치 소동은 끝났다. 진실국민단체의 대표인 최씨는 지난해 12월 말 소녀상이 설치되자 주변에 각종 쓰레기와 폐가구를 갖다놓고 소녀상 반대 문구를 적은 불법 선전물을 붙이는 등 소녀상 지킴이 단체와 갈등을 빚어왔다. 부산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소녀상 주변에 2개 중대의 경찰 병력을 투입했으나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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