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첫날인 10일 국내 주식시장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사상 첫 장중 2,300선을 돌파했지만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짧은 시간에 오른 데 따른 피로감에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일 뿐 새 정부 정책 기대감 등 추가 상승동력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9%(22.64포인트) 떨어진 2,270.1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2,323.22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 정부 허니문 랠리의 출발을 예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슈테펜 딕 무디스 부사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취임으로 정권 이양기에 초래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밝혔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사상 처음으로 2,300선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개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특히 기관은 연기금(-2,508억원)과 투신(-2,001억원), 보험(-2,073억원) 등이 대거 순매도로 돌아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도 1,009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장중 지수 최고치(2,323.22)와 최저치(2,264.31)의 차이가 58.91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대 대통령 취임 직후 한 달간 코스피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패턴을 보였다”며 “지수가 추가로 상승 흐름을 보이기보다는 매물 소화가 불가피하고 변동성이 커진 만큼 적극적으로 매수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여전히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가 계속되고 있고 국내 기업의 1·4분기 실적 호조,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 등 상승동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날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 2,300에서 2,500선으로 올렸고 KB증권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질 것이라며 코스피 전망치를 2,350∼2,450으로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지수 상향 조정을 검토 중이다.
/서민우·이경운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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