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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사드, 아세안 현장을 가다 <3> 태국에 스며드는 코리안 스타일] 한국인처럼 촉촉한 피부 VR로 배웠죠

아모레퍼시픽 5년간 아세안여성들 화장 습관 분석

'슬리핑팩' 앞세워 현지인 피부관리 습관 변화 주도

11번가는 검색 편의성 높인 '한국형 유통서비스'로

그랜드 오픈 3개월만에 현지시장 2위 업체로 부상

11번가 래핑광고가 설치된 태국 방콕 BTS 시암역(왼쪽)과 쇼핑몰 시암파라곤 1층 로비에서 열린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뷰티로드’ 장면. /이지윤기자




#. 지난 3일 일 평균 120만 명이 이용한다는 태국 BTS(지상철) 프롬퐁역. 내리자마자 마주한 것은 역 전체를 휘감은 11번가 광고였다. 지하철 하차 순간부터 개찰구를 빠져나갈 때까지 승객은 ‘11번가 월드’를 관통해야 했다. 11번가 태국 법인 관계자는 “글로벌 유수 브랜드를 제치고 프롬퐁·시암·칫롬 등 BTS 주요 3개 역 전체를 한 업체 광고로 도배한 것은 11번가가 처음”이라며 “BTS 측이 11번가의 성장 가능성과 파급력을 높게 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같은 날 태국 방콕 유명 쇼핑몰 중 하나인 시암파라곤을 찾은 나트랏(30) 씨는 로비 1층에서 진행 중인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뷰티로드’ 현장에서 피부 관리법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VR(가상 현실) 체험을 통해 습하고 더운 기후에서도 슬리핑팩으로 간편하게 피부 보습을 챙길 수 있는 법을 찾은 것이다. 그는 “가상 현실을 통해 피부 속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한국인들의 피부 관리법을 쉽게 터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국 시장이 국내 뷰티·유통업체들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춘우 코트라 방콕무역관장은 “태국은 인구 6,500만명, GDP 5,000만 달러 이상 등 잠재적인 성장 모멘텀을 가진 시장”이라며 “다른 아세안 시장에 비해 개방된데다 현지 소비자를 비롯해 다양한 국적의 해외여행객까지 잡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 태국 소비자의 신 뷰티 습관 주도=지난 1일부터 7일까지 태국 방콕 유명 쇼핑몰인 시암파라곤 1층 로비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뷰티로드’가 열렸다. 글로벌 유수 브랜드가 집결한 이곳에서 라네즈가 입점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 것은 태국 소비자에게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실제 라네즈 매장은 쇼핑몰에서 매출 20위권으로 성장했다. 이 이면에는 라네즈가 ‘라네즈 워터 슬리핑팩’을 앞세워 태국 소비자의 피부 관리 습관을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어서다. 본래 습한 날씨에 마스크팩 사용을 갑갑하게 여기고 유분감이 적어 보이는 피부 결을 선호하는 태국 소비자들이 사무실 등 건조한 실내환경에 촉촉한 피부를 가꾸길 원하면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슬리핑팩을 애용하고 있는 것. 뷰티로드 현장에서는 제품 테스트, VR 서비스를 통한 제품 활용법, 다양한 향을 가미한 한정판 슬리핑팩 제품 체험 등이 이뤄졌다.

처음부터 잘 팔렸던 건 아니다. 습한 기후 때문에 아세안 여성들은 끈적이지 않는 화장을 즐겨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시장조사 전문기관 닐슨과 손잡고 현지인들의 집 에 찾아가 클렌징부터 기초, 색조 화장품을 쓰는 습관을 살폈다. 나라별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는 데만 4~5년이 걸렸다.

태국 등 아세안 시장은 사드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모레에 효자가 되고 있다. 지난 1분기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넓혀나가며 해외 사업 매출은 17% 성장한 4,770억원을,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8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태국 방콕 대형쇼핑몰 시암파라곤 1층 로비에서 진행된 라네즈 뷰티로드에서 고객들이 라네즈 제품을 체험해보고 있다./이지윤기자


◇ 태국에 확산 되는 쇼핑 한류 = 지난 2월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처음으로 태국에 진출한 SK플래닛의 11번가는 태국 11번가 그랜드 오픈 3개월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가 인수한 현지 1위 이커머스업체 ‘라자다’에 이어 트래픽 2위에 올라섰고, 2월 대비 3월의 거래액도 70% 가량 신장했다. 가입 고객 수도 15만명에서 30만명으로 2배, 셀러 수도 9,000명에서 1만2,000명으로 1.3배 늘었다.

11번가가 태국 이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이유는 터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앞선 진출국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한국형 유통 서비스를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 국내 및 글로벌 11번가 인기 키워드와 태국어 구어 표현 분석을 통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로 고객의 검색 편의성을 높인 ‘검색엔진’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국내서 첫선을 보인 큐레이션 쇼핑 코너인 ‘쇼킹딜’ 등을 태국 현지에 선보인 것도 주효했다. 이와 함께이달 태국 소비자의 저조한 신용카드 사용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업계 최초로 태국 메이저 은행과 비용을 공동 분담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기존 현지 업체와는 다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홍철 태국 11번가 대표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 최초 태국 진출에 이어 현지 업체 최초로 주요 BTS 역 전면 래핑광고 등 혁신적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방콕=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태국 방콕 BTS 시암역에서 한 관광객이 11번가 래핑광고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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