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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환 로킷 대표 "3D 바이오 프린터로 4차 산업혁명 선도"

FDA 승인 6가지 방식 모두 지원

대학 연구실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격 3,000만원 수준으로 맞춰

유석환 로킷(ROKIT) 대표가 바이오프린터 인비보(INVIVO)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로킷




로킷(ROKIT)의 바이오프린터 인비보(INVIVO)./사진제공=ROKIT


“4차 산업혁명은 IT보다는 바이오나 헬스케어가 핵심입니다. 바이오와 헬스케어가 20~30년간 한국을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 가산동 디지털단지에서 만난 유석환 로킷(ROKIT) 대표는 바이오 프린터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유 대표는 대우자동차 유럽 본부 최연소 임원, 타이코 인터내셔널 한국인 최초 아시아태평양 총괄 수석 부사장, 셀트리온 헬스케어 대표 등을 거쳤다. 말단 직원에서부터 CEO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한 뒤 강의를 나가던 그는 지난 2012년 로킷을 설립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로킷은 2013년 산업용 3D프린터 ‘에디슨’에 이어 6가지 바이오 프린팅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바이오 프린터 ‘인비보(INVIVO)’를 출시했다. 유 대표는 ‘한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며 시장과 학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뒤늦게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성장 동력이 꺼져가는 조국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보자’는 뜻에서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3D프린터였다. 무섭게 추격해오는 중국과 같은 경쟁국이 쉽사리 따라올 수 없는 고부가 가치를 일으킬 수 있기 위해서는 ‘R&D’와 ‘고객 맞춤형’ 기술 말고는 답이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초기에 산업용 3D 프린터 개발에 몰두하던 유 대표가 바이오 프린터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우연히 찾아간 친구의 연구실에서였다.

유 대표는 “교수로 재직 중인 친구를 만나기 위해 한 의과대학을 찾았는데 학생들이 등록금으로 연 1,000만원 내면서도 바이오 프린터 1대가 없어서 바이오 프린팅 과목의 실습을 못하고 있는 상황을 목격했다”며 “알고 보니 그 기계가 독일제여서 대당 3억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자신이 갈 길이 바이오프린터라는 것을 직감했고, 그날부터 바이오프린터 개발에 나섰다.

철저한 고객 맞춤형 바이오프린터 인비보는 이렇게 탄생했다. 유대표는 인비보를 만들면서 혼합가루, 바이오잉크, 히드로젤, 인공뼈·합성고분자·생분해성수지 등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바이오프린터 소재를 모두 다 출력 가능하게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바이오프린터에 들어가는 재료는 새로 허가받는데 개당 5년, 비용은 1조원 든다”며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에 FDA에서 승인 받은 6가지 재료가 전부 프린팅 될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2~3가지였던 프린팅 방법도 인비보의 시제품을 납품한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기계공학연구소, KIST의 피드백을 받아 광중합 방식과 화학결합 방식, 열압용해 방식 등을 더해 총 6가지 방식으로 늘렸다.

정밀도에 초점을 맞춘 기존 독일 제품 등과 달리 출력 세포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멸균환경을 만드는 등 바이오 3D프린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PC가 없이 독립적으로 작동이 안되는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해 모바일기기로 제어도 가능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3,000만원에 맞췄다. 유 대표는 “국책 과제를 수행하는 국내 대학의 교수들이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연구비가 3,000만원”이라며“학생들이 실험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설립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바이오프린팅 시장 규모는 연간 70조 규모다. 인비보는 주요 전시 초청은 물론 네덜란드와 스위스, 독일, 영국, 미국, 싱가폴, 일본 등 10개 선진국에 샘플이 나가는 등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그럼에도 유대표는 창업에 기여하고 젊은이들에게 성공의 사다리를 놓아준다는 목표로 로킷의 젊은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는 ‘탤런트캐피탈리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본을 갖는 것, 종업원이라면 주주가 되는 법 밖에 없다’는 그의 평소 지론 때문이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원로 격인 유 대표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셀트리온 때도 한국 벤처캐피탈들은 한 푼도 투자를 안 한 반면 싱가포르의 벤처캐피탈은 사업 구조를 살펴보더니 한달만에 1,000억 이상을 투자했다”며 “바이오 산업은 한국시장만 봐서 승산이 없는 만큼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려 하지 말고 확실한 철학과 우수한 기술을 갖고 해외로 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환경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유대표는 “정부에서 스타트업에 투자의 방식을 초기 기업의 자금 지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관공서 조달 물품을 스타트업을 사는 방식으로 대기업 중심의 국내 유통 시장에 스타트업을 위한 시장을 만들어주는 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판매 성과에 대한 지원을 해야 사업의 규모가 확대되고 아마추어리즘에 젖어 있는 스타트업도 시장에서 경쟁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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