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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특허 팔아 연명하나

'아임백' 실패로 폰사업 사실상 중단

작년 美 '특허괴물'에 230건 양도

신흥국 제조사로 기술 넘어갈 수도





팬택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특허가 해외로 넘어가고 있다. 일부 특허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은 신흥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넘어가는 등 ‘국부 유출’까지 우려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잠정 중단하며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까지 마친 팬택이 그간 보유해온 특허를 수익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5년 팬택을 인수한 쏠리드가 심각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에 팬택이 보유한 특허를 잇따라 처분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USPTO) 등에 따르면 팬택은 지난해 10월 230건에 달하는 미국 특허를 골드피크이노베이션즈(이하 골드피크)에 양도하는 데 합의했다. 이 회사는 지식재산의 거래와 라이선싱, 자산 유동화 등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소위 ‘특허 괴물’이라고 불리는 회사다.

상암동 팬택빌딩 전경/사진=서울경제D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팬택의 특허 수익화를 위해 설립된 회사인 만큼 골드피크가 직접 특허 거래를 통해 로열티를 얻거나 특허를 침해한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신흥국 등 제3의 제조사에게 특허를 넘기며 핵심 기술이 해외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팬택은 지난 3월 말 현재 2,036건의 국내 특허와 1,111건의 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230건의 미국 특허가 매각된 데 이어 앞으로도 상당수 특허가 추가로 매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쏠리드는 지난해 11월 공시를 통해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특허 매각을 통한 단기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며 “총 4,000여건에 달하는 특허 중 사업 추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매각, 라이선싱 등 적극적인 수익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팬택이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악화된 자금 사정이 자리하고 있다. 청산 위기를 극복하고 쏠리드에 인수된 팬택은 지난해 총 5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이보다 많은 59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 새 스마트폰 ‘아임백(IM-100)’을 내놓으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13만2,000여 대 출하에 그쳐 목표치 30만대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해 말부터는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추가 생산은 물론 신제품 개발에도 착수하지 못했다. 휴대폰 사업은 사실상 중단되고, 매출도 전무한 상황이 올해까지 지속된 셈이다.

이와 관련, 팬택 측은 “쏠리드가 이미 지난해 사업추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특허 매각, 라이선싱 등 적극적인 특허 수익화 사업을 추진하겠다 밝힌 데 따른 매각일 뿐”이라며 “아직까지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팬택의 역사



1991년 팬택 설립

1992년 무선호출기 사업 시작

1997년 휴대전화 판매 시작

2001년 현대큐리텔 인수

2005년 SK텔레텍 인수

2007년 1차 워크아웃

2009년 팬택과 팬택앤큐리텔 합병

2014년 2차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 신청

2015년 10월 쏠리드-옵티스컨소시엄이 팬택 인수

2015년 12월 신설법인 팬택 출범

2016년 6월 스마트폰 신작 ‘IM-100’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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