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인공지능(AI)에게 완패했다. 세계 바둑 랭킹 1위 커제(20·중국)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3연패를 당했다.
알파고 2.0은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의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3국에서 커제 9단을 상대로 20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불계승은 바둑에서 계가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기권했을 경우에 이뤄진다.
커제는 앞서 지난 25일 2국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3국에서 돌가리기 없이 백을 잡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식 룰에 따라 먼저 두기 시작하는 흑이 백에게 한국식 룰보다 1집 더 많은 7집 반의 덤을 줘야 하기 때문에 백이 좀 더 유리하다.
이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수용하면서 이날 대국은 돌가리기 없이 진행됐다. 커제는 평범한 행마로는 힘들다고 판단한 듯 최대한 난전으로 이끌며 복잡한 바둑을 만들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알파고는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결할 당시에는 1.0 버전이었지만 이번 대국에서는 최신 버전 2.0으로 업그레이드해 출전했다.
커제의 3전 완패로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승리를 거둔 유일한 인류 기사로 남게 됐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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