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폐지를 포함하는 문재인 정부의 통신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가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29일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해 새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각 80~100명 규모의 대관 조직을 상시 운영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업무보고를 주시하고 그에 반박 논리를 세우는 등 분주한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 관료들이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접촉도 전보다 확대했다. 법무, 홍보, 마케팅 등 유관 부서와 긴밀히 협력해 자사 입장을 조율·정리하고 이를 알리는 일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가계 통신비 절감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통신 요금에서 기본료를 덜어내고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를 조기 폐지, 이통사와 제조사의 지원금을 나눠 공시하도록 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월 1만1,000원 상당의 기본료 일괄 폐지는 이통사 수익에 큰 타격을 줘 이통 3사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슈다.
이통사 측은 차세대 통신 서비스 투자로 막대한 고정 비용이 드는데, 기본료를 깎으면 결국 5G 투자가 정체돼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현행 4G 데이터 요금제에서 기본료만 떼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며 2G와 3G 요금제에서 기본료를 폐지하면 서비스를 아예 중단해버릴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로 회사 수익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최고경영자부터 평사원까지 모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업자 간에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방식”이라며 “정부가 단칼에 기본료 폐지를 강제하지는 않을 것”이라 기대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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