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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4개사 미운 오리인줄 알았더니...한화, 본전 다 뽑고 그룹 내 '캐시카우'로

[삼성서 토탈·테크윈·종합화학·시스템 인수 2년]

4개사 작년 순익 1조9,122억

전 계열사 순익의 66% 달해

김승연 회장 뚝심 경영 빛발해

"영업익 5조 넘자" 퀀텀점프 시동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지난 2015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등 화학·방산 4사가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일으키며 한화그룹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뚝심있게 밀어붙인 인수·합병(M&A)이 최근들어 빛을 발하면서 한화그룹도 퀀텀점프(대약진)의 시기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5월 삼성으로부터 한화가 1조9,000억원에 인수한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등 방산·화학 4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9,12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순이익이 7,606억원임을 고려하면 한화그룹은 2년간 총 2조6,700여억원을 벌어 인수비용을 보전하고도 이미 7,700억원 가량을 남긴 셈이다. 특히 이들 4개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한화그룹(한화S&C 계열 포함) 전 계열사 순이익 2조9,060억원의 66%에 달해 사실상 이들 업체가 한화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했다.

이들 4개사는 인수 전인 2014년만 하더라도 삼성그룹의 비주력 계열사로 ‘미운 오리’에 가까웠다. 2014년 이들의 영업이익은 2,023억원에 불과했고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446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재계에선 한화그룹이 삼성의 “부실 계열사를 떠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하지만 김 회장은 특유의 뚝심 경영으로 우려를 극복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금이야 석유·화학업황이 좋지만 당시에는 정유사와 화학사의 생존을 걱정하던 때였다”며 “화학과 방위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겠다는 김 회장의 판단이 없었다면 성사되지 못했을 딜”이라고 기억했다.



사실 김 회장은 위기 때마다 과감한 M&A 전략으로 회사를 키워왔다. 그룹의 핵심인 한화케미칼(옛 한양화학), 한화생명(옛 대한생명)도 김 회장이 인수를 지휘했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태양광 사업 역시 김 회장이 한화솔라원(솔라펀 파워홀딩스)을 인수한 뒤 세계 1위 태양광 셀 제조업체인 독일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을 세우면서 최근 결실을 맺고 있다. 이는 위기 때 더 강해져야 한다는 김 회장의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 김 회장은 “새는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며 “세상 밖에서 불어오는 위기의 바람 또한 우리가 더 강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아울러 ‘신의’를 중시하는 김 회장 특유의 조직 경영철학 역시 한화그룹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인수된 화학·방산 4개 계열사를 본사가 있는 서울 장교동 빌딩에 입주시켜 한화그룹의 ‘핵심’으로 느끼게 했고 이와함께 삼성그룹에서 받던 임금·복지체계를 일정기간 유지시켜 직원들의 동요도 최소화했다. 2014년 플라자호텔 리모델링 기간 호텔 전 직원에게 3개월간 유급 휴가를 준 사례나 한화건설의 이라크 공사 현장을 방문할 때 직원들이 가장 먹고 싶어한 것이 ‘회’라는 말에 광어회를 준비해 간 사례는 유명하다.

재계 안팎에서는 한화그룹이 인수한 4개사와 함께 약진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평가한다. 화학과 방산이라는 주력사업과 함께 태양광, 핀테크, 유통 등 사업다각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 역시 2010년 새로운 그룹 비전인 ‘퀄리티 그로스 2020’을 발표하면서 올해를 퀀텀점프의 시기로 규정한 바 있다. 2015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5조원이라는 목표에는 다소 못미치기는 하지만 지난해 기준 56조원의 매출을 올려 목표치의 90%를 달성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종합적인 목표치에 근접한 것도 의미있지만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태양광 등 신성장동력을 계획대로 키워낸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호·한재영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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