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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6월 절정…차단제·모자·선글라스로 '3중 방어' 하세요

태양과 가깝고 건조해 여름보다 강렬

비타민D 합성 유도 도움 주지만

오랜 노출 땐 광노화·화상 등 유발

유아·청소년기부터 신경 쓰고

차단제는 외출 30분전 발라야

사람에게 노출되는 자외선의 양이 가장 많은 시기는 1년 중 언제일까. 흔히 여름철 땡볕이 내리쬐는 7~8월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태양과의 거리가 가장 짧고 낮이 가장 긴 하지(올해는 6월21일)를 전후한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가 절정기다. 대기 중의 높은 습도가 자외선을 흡수하는 7~8월에 비해 날씨가 건조해 차단막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자외선은 사람의 피부에서 비타민D 합성을 유도해 칼슘 대사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건선, 아토피 피부염, 백반증 등의 치료에 이용하기도 한다. 비타민D는 면역력을 높여줘 박테리아·바이러스의 사멸 기능을 강화하고 NK 세포, T림프 세포 등 백혈구의 기능을 증강시켜 감염에 따른 발병률을 줄여준다. 현대인,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은 실내 생활과 지나친 ‘햇빛 염려증’으로 비타민D의 체내 합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이는 골밀도를 낮춰 조기 골다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강한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 색소의 변화를 초래한다. 기미·주근깨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거칠어지며 주름이 깊어지고 탄력이 떨어진다. 각질도 두꺼워지고 상처 치유도 늦어진다. 이런 피부 변화를 ‘광노화’라고 한다.

광노화를 일으키는 햇빛은 자외선A(UV-A)와 자외선B(UV-B)가 대표적이다. 자외선A는 파장이 길어 피부 깊숙이 침투해 진피까지 손상시켜 주로 피부 노화와 기미·주근깨·잡티 증가를, 자외선B는 주로 일광화상과 피부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태양광에 심하게 노출된 지 몇 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빨개지고 뜨끈뜨끈해지는 일광화상을 입기도 한다. 심한 일광화상은 수십 년 뒤 흑색종이라는 아주 위험한 피부암의 발생과 연관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거나 챙이 넓은 모자를 쓰는 등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 그러지 않고 햇볕에 과도하게 또는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자외선에 따른 피부 세포 DNA 손상이 돌연변이 발암 과정을 거쳐 피부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호주에서는 지난 1970~1980년대 해변 놀이문화가 유행했다. 20년 후 그때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된 사람들 중 광선각화증과 피부암 환자가 많이 나왔다. 피부암의 초기 형태인 광선각화증은 각질이 늘고 잘 떨어지거나 덩어리, 작은 뿔 같은 피부 변화가 생기는 질환으로 장기간의 일광 노출이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손톱·발바닥·얼굴 등에 없던 점이 생기거나 이미 있는 점의 모양·크기·색소·표면 상태가 변했을 때, 점이 가렵거나 통증이 생겼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 육안·조직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상피세포암의 조기 병변인 광선각화증, 일반 점과 비슷하게 시작하는 기저세포암·악성흑색종은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올바르게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A와 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화상의 주요 원인이 되는 자외선B는 자외선차단지수(SPF)가 높을수록 차단기능이 뛰어나다. 자외선A의 차단지수는 PA(Protection factor of UV-A)로 표시한다.



차단제는 평소에는 SPF 15, PA+ 정도가 무난하다. 장시간 야외활동을 할 때는 SPF 30, PA++ 정도의 제품을 충분히 발라야 한다. 얼굴·목에 1티스푼, 팔다리에 각 1티스푼 정도가 적당하다. 외출 30분 전에 발라줘야 피부에 잘 흡수되며 2~3시간마다 덧발라준다. 다만 화학적 차단제는 사람에 따라 자극성 접촉피부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미우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보통 태어나 18세까지 일생 동안 받는 태양광선의 80%를 받기 때문에 야외활동이 많은 유아·청소년기부터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자외선 강도가 높은 오전 10시~오후 3시에는 장시간의 햇빛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외선 노출 빈도가 높은 계절에는 몸에 딱 맞는 옷보다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효과는 옷 색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흰 티셔츠는 SPF 5~9 정도의 효과가 있지만 짙은 색 청바지는 SPF 1,000 정도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아주 높다. 많이 쓰는 야구모자는 자외선 보호 효과가 낮으며 등·목을 보호할 수 없다. 가급적이면 챙이 10㎝ 정도로 넓은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자외선 노출이 누적되면 눈 건강에도 안 좋다. 눈이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각막·수정체·망막에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뿌옇게 되는 백내장, 결막 주름이나 섬유혈관성 조직이 날개 모양으로 각막을 덮으며 자라나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익상편(군날개)이 예다.

야외에서 오랜 시간의 심한 햇빛 노출이 불가피하다면 챙이 넓은 모자 또는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제가 코팅된 안경·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차흥원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선글라스를 착용해도 광대뼈에서 반사된 자외선이 선글라스 옆 또는 위의 빈 공간으로 눈에 유입되므로 챙이 있는 모자를 쓰거나 알이 큰 선글라스, 얼굴에 밀착되는 스포츠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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