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도 렌탈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공유 경제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의류도 ‘쉐어(share)’하는 신개념 패션 렌탈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7일 SK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선보인 패션 상품 렌탈 서비스 ‘프로젝트 앤’ 이용권 판매 수는 1만2,000건에 달한다. 출시 2개월 2만 2,000명이던 가입 회원 수는 6월 초 현재 15만명을 돌파했다. 5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7배가량 늘어난 것. 지난 가을·겨울 시즌(100개 브랜드·1만2,000여점)보다 올 봄·여름 시즌(150개 브랜드·3만점)의 경우 보유 브랜드와 제품 수가 지난 시즌보다 대폭 확대됐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인기 브랜드 의류를 비롯해 명품 가방도 월 이용료 최저 8만 원으로 3회가량 대여할 수 있는 것이 렌탈 패션의 장점”이라며 “나에게 꼭 필요한 것에 투자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에 따라 의류 구입비를 줄이는 고객들이 늘면서 해당 서비스 이용자들도 매달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9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패션 렌탈 전문매장 ‘살롱 드 샬롯’ 2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7월 명동 본점에 1호 매장을 연 지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오픈 당시 의류 매출 구성비가 55% 수준이었지만 셀프 웨딩·이벤트용 의류를 빌리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올해 1~4월 기준 90%까지 올랐다.
렌탈 패션의 인기에 해당 서비스를 전개하는 온라인 전문 쇼핑몰도 대거 등장해 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9월 론칭한 명품 가방 렌탈숍인 더클로젯은 출범 1년이 채 되지 않아 전년 대비 1,000%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등장한 윙클로젯 역시 신규 가입 회원이 한달 만에 200% 이상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렌탈 패션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불황에 따른 소비 심리의 변화 때문이다. 제품을 무조건 소유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필요할 때 쓰고 돌려주는 개념이 소비자 사이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용을 절감하고 개성을 살리기 위해 물건을 빌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서비스 시장도 커지고 있다”며 “소유에서 렌탈로 가치의 중심 축이 이동하면서 고가의 의류나 잡화 브랜드에 렌탈이 새로운 판매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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