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은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정치·경제 이벤트가 몰렸던 ‘슈퍼 목요일’이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고 무난하게 마무리되면서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큰 영향 없이 1,120원선을 오가는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9일 원달러 환율은 1원9전 오른 1,124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슈퍼 목요일’이 큰 이변 없어 끝나면서 안정세를 보였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청문회 증언은 전날 공개된 모두발언이나 시장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수사중지 요청을 한 데 대해 “명령이나 지시로 인식했다”는 증언은 정치적으로는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시장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며칠 간 고조됐던 위험회피 심리가 가라앉으면서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로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도 유지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상당한 수준의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에 대해 선을 그었다.
영국 조기 총선 결과는 아직 지켜봐야 할 변수다. 출구조사 결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잃을 것으로 나오면서 파운드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원화를 포함한 다른 통화들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위험회피 심리는 다소 강화될 듯하다.
외환시장은 일단 다음주 15~16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까지 대기모드에 들어갈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에 큰 변동을 줄 만한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이날 원엔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1원35전 내린 1,023원26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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