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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만으론 지속성장 한계…영업익 꾸준한 석유화학으로 눈돌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NCC 신규 투자 검토"

국제유가 따라 실적 변동 커 사업 다각화 절실

기존 정유시설 활용 가능…수 년내 수익 기대도

합작사 쉐브런 동의·기존 화학제품 업황이 변수





GS칼텍스가 나프타분해시설(NCC) 신설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정유 사업으로는 안정적이면서 동시에 지속적인 이윤 창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유 사업은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탄다. 실제로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정유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6.91%를 기록했지만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을 때는 오히려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정유사들이 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석유화학 사업은 상대적으로 높고 꾸준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정유 부문과 달리 석유화학 등 비정유 부문에서는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GS칼텍스 석유화학 사업 영업이익률은 10.8%였으며 정유사업이 적자를 기록했던 2012년에도 11.8%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정유 업계가 ‘비(非)정유’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현재 국내 정유업계 ‘빅4’ 중 NCC를 보유한 곳은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

특히 GS칼텍스는 정유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경쟁 업체에 비해 높다. 올해 1·4분기 기준 60%대가 넘는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정유 부문 비중은 45%, S-OIL은 33% 수준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정제마진이 좋을 때도 6%를 넘기기 어려운 반면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0~20%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특히 GS칼텍스의 NCC 투자 계획은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지난달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GS칼텍스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비정유 분야 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이오부탄올’ 사업이다. 올해 하반기 데모플랜트가 완공될 예정으로 있는 등 상용화 전 단계까지 사업을 끌어올려 놓았다.

하지만 바이오부탄올 사업은 말 그대로 ‘미래를 위한 투자’이지 당장의 실적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NCC는 기존 정유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투자가 이뤄질 경우 몇 년 안에 수익을 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GS칼텍스가 2000년대 후반부터 정제시설 고도화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고 최근 들어 이들 시설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며 “이 때문에 석유화학 분야에서 신규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검토 단계여서 신설 NCC의 구체적인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에틸렌 생산 기준 연산 60만톤 수준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 특히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 ‘기초 석유화학제품(베이직 케미칼)’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 정도는 돼야 경쟁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NCC를 보유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이 85만톤이다.

일각에서는 GS칼텍스가 내부적으로 NCC 투자를 확정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지려면 선결 과제가 있다. 우선 합작사인 쉐브런이 동의해야 한다. 쉐브런이 석유 생산·정제 업체인 점을 고려하면 석유화학 분야 진출에 우호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쉐브런이 경영 전반을 GS그룹에 맡겼다고 하더라도 NCC와 같은 대규모 투자는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배당을 받고 있는 기존 대주주가 리스크가 있는 신규 투자를 꺼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석유화학, 특히 에틸렌 등 기초 화학제품의 업황이 ‘다운 사이클(하향)’ 조짐이 보이는 것도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정제마진이 2·4분기 들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올 2월 톤당 1,390달러까지 치솟았던 에틸렌 가격은 이달 14일 현재 950달러 가까이 떨어진 상황이다. 과거에도 GS칼텍스는 1조원대 파라자일렌(PX) 생산 플랜트 증설을 검토하다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되면서 보류한 적이 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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