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6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을 뿐 아니라 완만한 속도로 자산을 축소해가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금리 인상 후 증시는 하락하고 채권 금리는 상승하는 것이 과거의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단기간 조정 후 증시는 상승했고 채권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이다. 왜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금리 인상과 자산축소 계획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위험 변수가 줄어 주식자산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높아졌고 유동성 효과에 따른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실적회복이 주가의 강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가 급등하지 않고 상방 경직성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글로벌 경기회복을 투자와 소비라는 양대 축이 이끄는 것이 아니라 소비 외끌이로 진행되고 있어 저성장 구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없는 골디락스 현상은 지난 2000년대 중반 이미 경험했다. 당시 골디락스의 주역은 중국이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담당하면서 값싼 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하느라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신 골디락스에서는 원자재 가격 안정과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유통혁명이 낮은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 골디락스 국면은 2~3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골디락스 국면에 나타났던 위험자산의 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는 셰일가스 혁명과 기술발전이 가져온 신재생에너지 증가와 에너지 절감형 산업 발전의 영향이다. 이머징이 생산을 담당하고 선진국이 소비하는 글로벌 분업의 구도가 깨졌고 생산기술의 혁명으로 선진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전략을 수정함에 따라 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이 근접해져 물류의 이동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하나인 전자상거래 비중의 확대는 유통 혁신을 통해 가성비가 뛰어난 상품을 중간 단계 없이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이 낮은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의 후회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투자를 했었으면 지금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다. 정답을 알고 나서의 후회일 뿐이다. 글로벌 증시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는 만큼 아쉬움의 해결 대상은 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은 어떠한가. 2015년 중반에 기록한 최고점 대비 61% 수준에 불과하다. 21일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지수에 중국 A주가 편입됐다. 산업구조나 수급 구조상 중국 증시는 투자 매력이 높은 국가라 생각된다. 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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