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을 결정했다. 시장에 알려진 대로 시가총액의 5%가 부분 편입될 예정이다. 후강퉁과 선강퉁에 따른 접근성 개선과 중국 A주 지수를 바탕으로 파생되는 상품의 선제적 승인 요건 완화가 편입 결정의 가장 큰 이유다.
글로벌 운용사인 블랙록과 프랭클린 템플턴이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을 지지하는 등 편입을 예상하는 시장 의견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MSCI의 발표는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놀라운 결정은 아니었다. 다만 현재 국내 증시가 외국인 순매수를 바탕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A주의 편입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존에 MSCI가 시장에 제시했던 중국 A주의 MSCI EM 지수 편입 방안과 달라진 점이 두 가지 있다. 먼저 편입 기업이 169개에서 222개 기업으로 확대됐다. 또 5% 편입이 기존의 한 번의 과정이 아닌 두 번의 과정(5월 반기 리뷰, 8월 분기 리뷰)을 거쳐 각각 6월과 9월에 편입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후강퉁과 선강퉁의 일일 거래 한도 제한으로 인해 지수 변경 시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하는 투자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 평가된다.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은 한국 증시에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먼저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2조4,000억달러로 추정된다. 5% 편입이 되는 2018년에는 지수 변경으로 한국 비중이 약 0.13%포인트 축소될 수 있으므로 국내 증시에서 3조4,000억원 규모의 해외 자금 이탈이 예상된다. 다만 2017년 외국인이 코스피의 높은 이익 증가와 저평가 매력으로 인해 코스피를 9조원 순매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2018년에 이런 점이 지속된다면 국내 증시에 주는 충격은 매우 크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외국인이 중국 A주식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한국과 대만은 각각 6년과 9년에 걸쳐 MSCI EM 지수에 완전 편입됐다. 실제로 MSCI에서는 중국의 후강퉁과 선강퉁의 일일 거래 한도 확대, 자발적 거래 정지 개선, 반경쟁 조항 완화, 파생상품에 대한 감독 당국의 규제 완화 등 네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편입 비중이 확대되고 중형주까지 편입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A주 관련 상품에 중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 투자에 대해서는 저평가된 가치주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있는 배당주 투자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