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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생체 기계들

생물들은 도르래와 스프링 대신 세포 기계를 사용해 생명을 유지한다. 그 중 바다에 사는 관해파리만큼 비 재래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하나의 배아로 태어나는 이 생명체들은 몸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개충이라는 새로운 개체를 키운다. 복제된 몸은 저마다 나름의 임무를 수행한다. 어떤 개충은 관해파리를 움직이고, 어떤 개충은 음식을 찾고, 어떤 개충은 생식을 주관한다. 그러나 이들의 움직임을 조율하는 것은 하나의 신경계다. 이 샹들리에 같은 무척추동물들이 번창해 나가는 방식을 알아보자.







▶ 바티피사 코니페라

지난 2015년 해저에서 ROV(무인잠수정)를 사용해 이 동물을 발견한 BP사의 노동자들은 이 동물을 가리켜 <날으는 스파게티 괴물>이라고 장난삼아 불렀다. <날으는 스파게티 괴물>은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몸은 스파게티와 미트볼로 만들어져 있으며 눈은 툭 튀어나와 있다. 둘은 정말 묘하게 닮아 있다. 바티피사 코니페라의 줄기는 섭식용 마디나 독침이 달린 촉수 등으로 가지를 쳐 나간다. 해저 근처에만 머물러야 하는 일부 이웃과는 달리, 바티피사 코니페라는 자신의 몸을 수축 및 이완시켜 마치 나는 스파게티 괴물처럼 원하는 곳 어디라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다.





▶ 피살리아 피살리스

해파리에 쏘인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다른 해파리와 피살리아 피살리스(고깔해파리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를 잘 헛갈린다. 그러나 피살리아 피살리스는 해파리가 아니라 관해파리다. 크고 둥근 부분은 이 생물의 부력을 유지해주는 기체 주머니다. 이 생물의 몸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부분이야말로 이 생물을 해수면에 떠 있게 해준다. 다른 부위는 장식용 푸른 줄처럼 바다 속으로 늘어져 있다. 그러나 이 부위는 결코 장식이 아니다. 이들은 섭식용 촉수다. 독이 든 날카로운 세포가 있는 이 촉수는 작은 갑각류나 물고기를 기절시키거나 죽여 포획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







▶ 프라야 두비아

길이가 39m나 되는 이 프라야 두비아는 세계에서 제일 긴 해양 생물이다. 이 친구의 중요한 주특기는 유영종이라고 불리는 청색 형광 개충을 사용해 수심 800m까지 제트추진으로 잠수해 들어가는 것이다. 이들은 서로 일치단결된 수축 동작을 벌여 자신들이 속한 군락을 추진한다. 독을 쏘거나 먹거나 생식을 하는 등의 임무를 맡은 다른 분지들은 기다란 열차처럼 유영종을 따라 움직인다. 이러한 연속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이 관해파리는 계속 가지를 쳐 나가며 정렬하고, 작은 먹이를 잡기 쉬운 곳에 섭식 폴립을 위치시킨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Sarah Fecht, illustration by Andrea Manza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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