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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복심' 양정철 "권력 취하지도 탐하지도 말라"

<Story人>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권력은 국민이 만들어주신 것

자리 탐하는 사람은 벌 받을 것"

일시 귀국해 靑 참모들에 당부

文대통령 부담될까 인사도 사양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이었던 양정철(사진)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청와대 사람들에게 뼈 있는 조언을 했다. 그는 권력의 핵심에서 일하는 청와대 사람들에게 “권력에 취하지 말고 자리를 탐하지도 말라”는 고언을 전했다.

80%의 지지율에 현혹되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이기도 하다.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사람을 찾아 헤맸지 자리를 탐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16일 양 전 비서관은 “우리는 저들과 다르다”며 스스로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정권교체의 수훈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청와대 입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뒤로 물러서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양 전 비서관은 “멀리서 그분(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이라며 “잊힐 권리를 허락해달라”는 말을 남긴 뒤 뉴질랜드로 떠났다. 양 전 비서관의 ‘퇴장’으로 문재인 정부는 패권·비선 논란의 싹을 없앤 채 출범할 수 있었다.

최근 잠시 귀국한 양 전 비서관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도 권력에 대한 경계다. 그는 이달 초 아들의 군입대 문제 등 집안일과 관련해 일시 귀국했다. 오는 22일 뉴질랜드로 돌아갈 계획이다.

양 전 비서관은 최근 청와대 참모들에게 “우리가 권력을 잡은 게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주신 것”이라며 “자리를 탐하거나 권력에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진에게는 “다들 사심 없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이 느껴진다”며 고마움을 표시했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는 “청와대를 잘 이끌어줘서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특히 정국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눌 계획도 일절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은 당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2011년 문 대통령 자서전인 ‘문재인의 운명’ 집필을 총괄하는 등 문 대통령의 정치 입문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의 히말라야 트레킹에도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5월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양 전 비서관의 백의종군 요청을 수락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귀국 일정에서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인사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는 권유에 “그조차 그분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라며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방미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같은 순방 강행군 등 대선 이후 최근까지 하루도 여유 없이 일하는 것 같은데 참모들이 여유와 휴식을 억지로라도 권해드리면 좋겠다”며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했다.

양 전 비서관의 뉴질랜드 생활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는 “기약 없이 떠돌고 기약 없이 나가 있는 것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로 복귀하는 대로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직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에서 양 전 비서관은 공원에서의 산책과 독서 등으로 재충전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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