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들으며 달릴 때 유선 이어폰에 매달린 줄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블루투스 이어폰은 흐르는 땀에 상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바우드가 내놓은 블루투스 리시버 ‘플럽’은 이러한 고민을 한 번에 날려주는 제품이다. 플럽에 꽂으면 유선 이어폰이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변한다. 바우드는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운동하고 싶어하는 고객을 위해 플럽과 함께 사용하는 유선 이어폰 전용 넥밴드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지난 4월 출시해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성호(사진) 바우드 대표는 1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내년까지 국내외 시장에 100만개의 플럽을 팔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러한 자신감은 킥스타터를 통해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데서 나왔다. 3만 달러를 목표로 지난 4월 킥스타터에서 진행된 크라우드펀딩은 한달 만에 4만6,000달러(약 5,200만원)를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박 대표는 “기존 블루투스 이어폰은 무겁고 재질이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차고 있으면 ‘아재’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디자인의 완성도도 낮았다”며 “아직 블루투스 이어폰 사용 비중이 낮기 때문에 디자인을 혁신한 블루투스 리시버를 만들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말하는 ‘디자인 혁신’은 플럽 전에 내놓은 ‘픽(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픽은 야외 활동을 하면서 영상을 촬영하는 액션캠으로 장난감처럼 자유롭게 휘어져 사용과 휴대가 간편하다.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제품은 성능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픽은 800만 화소 카메라에 풀HD 영상을 최대 2시간까지 촬영할 수 있는 성능까지 갖췄다.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거머 쥐었다.
박 대표는 오는 10월에 ‘플럽’을, 11월에 ‘픽1.5 버전’을 정식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픽1.5는 이미 시장에 내놓은 픽을 개선한 제품으로 UHD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다.
플럽과 픽에서 엿볼 수 있는 바우드의 철학은 철저하게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이다. 박 대표는 “바우드는 디자인을 통해 제품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는 디자인 액셀러레이터”라며 “디자인의 혁신을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바꿨던 애플 같은 기업이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창업에 앞서 광고회사와 컨설팅 회사에 다닐 때도, 바우드 설립 전 사용자경험(UX) 전문회사 라이트브레인을 운영할 때도 그는 ‘행복하게 일하자’는 철학을 지켜왔다고 한다. 그는 “행복하게 일하며 만든 제품이 아니면 고객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며 “위트를 잃지 않는 제품으로 트렌드를 이끈다면 소비자가 먼저 알고 제품을 사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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