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오이·수박 농가가 대거 침수손해를 입으면서 이들 품목의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폭염에 일부 밭 채소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여름철 수요가 높은 오이, 수박 가격까지 크게 올라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1일 현재 다다기 계통 오이의 평균 소매가격은 상품 기준 10개당 1만872원으로 평년(5,726원)보다 89.9% 올랐다. 지난해 동기 대비 80.1% 올랐고, 한 달 전과 비교해서는 무려 142.8% 급증한 셈이다. 취청 계통 오이의 평균 소매가격도 상품 10개 기준 평년 대비 72.4% 오른 1만2,627원이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해서 120%가량 가격이 올랐다. 다다기 오이는 주로 중부지방에서 재배하는 품종으로 고온에 견디는 힘이 강한 품종이며, 취청오이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재배되는 품종이다. 21일 기준 수박 1통당 평균 소매가격은 1만7,912원으로, 평년(1만5,714원)대비 14% 올랐다. 수박의 경우 1통에 2만1,600원에 판매되는 곳도 있었다.
오이와 수박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이유는 주산지인 전북·충청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시설 하우스가 대거 침수됐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오이·수박 주산지인 충남 천안과 충북 진천은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누적 강수량이 각각 622.3mm, 483.5mm로 나타났다. 이는 평년 강수량보다 한참 많은 수치다. 특히 폭우로 천안 아우내 지역의 오이 시설 하우스 200여동이 침수됐다. 이 지역의 7월 전체 오이 출하면적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진천 지역도 오이·수박 시설 하우스의 4%가 침수손해를 입었다. 진천과 더불어 대표적인 수박 주산지인 전북 익산 역시 집중호우로 7월 이후 출하예정이던 수박 시설 하우스 면적의 70%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농업관측본부는 상당수 시설 하우스가 침수로 당분간 오이 재배가 불가능해 이달 하순부터 오이 출하량이 급감하는 등 폭우 피해가 최대 9월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수박도 내달 상순까지의 출하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줄어 가격이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강원·경북에서 재배된 수박 물량이 출하되고 있어 오이보다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농업관측본부는 전했다. 농업관측본부 관계자는 “집중호우 이후 고온이 지속되면 병해충 발생이 많아질 수 있다”며 “피해농가에서는 시설 하우스의 청결 상태를 유지하고, 병해충 방제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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