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희망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인공지능(AI)이 인간지능을 대체하고 나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4차산업은 혁명 아닌 재앙일 수 있다는 비관론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모든 산업의 탄생과 적용, 그리고 변화는 이것이 발생하는 지역에서의 현지화가 중요하다. 미국에서의 4차 산업혁명과 한국의 4차 산업혁명은 다른 모습일 수 있다는 것. ‘4차 산업혁명과 퓨처노믹스’는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장윤종 산업연구원 4차산업혁명연구부장 등 21명의 전문가가 한국 상황에 맞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우선 저자들은 한국의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정부의 역할을 꼽았다. 정부가 ‘컨트롤타워’로 군림하기보다는 과학기술을 비롯해 산업,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국방 등 모든 분야와 조직들을 촘촘하게, 그리고 수평적으로 연결하고 조율해 언제나 업그레이드와 버전업이 가능한 매커니즘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것. 또 이를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들이 장기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그러면서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한국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현실을 꼬집기도 한다. “최근 만만치 않은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급속한 신장은 내부적인 혁신의 선순환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하지만 혁신이 혁신을 낳는 이런 선순환 환경을 한국에선 찾기 쉽지 않다.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들이 우리나라에서 태동하지 못하는 데에는 정부의 규제 탓도 있지만 기득권 단체들이 혁신에 저항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이 제조업으로 성장한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에서 꽃을 피울 것이라는 예견은 매우 현실적이다. 이 때문에 책도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내수를 넘어선 해외시장이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타트업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동안 제조업을 키우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스타트업에도 적용해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 ‘태생적인 국제적 기업’을 육성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1만9,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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