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업계의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던 우아한형제들이 식재료를 담아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배민쿡’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서비스 정식 출시 3개월 만으로, 저조한 이용률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원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업다각화에 제동이 걸린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31일부로 배민쿡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하고, 신규 회원 가입 및 쿠킹박스 구매·결제 등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정기배송은 중단하지만, 기존의 레시피 등을 담은 쿠킹박스는 배민프레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종료일 이후에는 배민쿡 서비스 이용이 불가하다”며 “서비스 종료 후 이용자들의 계정은 자동 탈퇴 처리되고,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는 모두 삭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기배송 보다는 원할 때 시켜먹는 단품에 대한 수요가 더 높다”면서 “그런 부분에 초점을 더 맞추기 위해 배민쿡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배킨쿡은 약 6개월 간의 베타 테스트를 거쳐 지난 5월 15일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했다. 유명 요리사가 개발한 ‘셰프의 레시피’와 한끼 식사에 꼭 필요한 만큼의 ‘신선한 재료’를 한 데 담은 ‘쿠킹박스’를 소비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방식으로, 누구나 근사한 요리를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지난해 11월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해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보강하고, 브랜드 슬로건과 태그라인을 새롭게 정립하는 등 정체성 확립에 힘써왔다.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와도 레시피 콘텐츠 및 쿠킹박스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트·롯데슈퍼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소셜커머스 등도 신선식품 배송 경쟁에 뛰어들고, 틈새시장을 노린 다양한 스타트업들도 식재료 정기배송에 나선 상황에서 서비스 차별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타 서비스가 시작되고 3개월 간 정기 구매자가 50% 증가하며 초반 돌풍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키워나가지는 못한 것 같다”며 “이미 크고 작은 유사 서비스들이 시장에 존재하는 만큼 차별화에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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