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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키 뭐였지?""6시에 저그" 3040 직딩, 추억을 어택하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PC방 가보니…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초기화면./사진제공=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실제 게임 화면./사진제공=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가 귀환했다. 지난 1998년 출시된 후 ‘PC방’을 유행시킨 대표적인 PC게임이니 19년 만의 ‘왕의 귀환’이라 할 수 있다.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라는 이름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월 이후 지금은 직장인으로 변모한 30~40대 왕년의 스타크래프트 마니아들은 ‘스타의 귀환’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오랜만에 만난 학창 시절 친구와는 “스타 새로 나온다며?”라는 말로 안부를 대신했고, 일부 이용자들은 출시에 앞서 PC방을 찾아 스타크래프트의 향수에 젖으며 최근 몇 달간 월간 온라인 게임 순위 5위권에 랭킹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평일 점심시간 PC방, 넥타이부대로 북적 “센터로 모여”“스캔, 스캔” 곳곳서 외침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의 PC방 출시일인 지난달 31일,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 기자는 서울 종각의 한 PC방을 찾았다. 점심을 포기하고 찾은 기자와 마찬가지로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이곳은 30~40대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현재 PC방 게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와 오버워치를 주로 찾는 이용자 중에서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즐기는 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30~40대 넥타이부대가 다수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마치 잊었던 기억을 불러내듯 게임을 하면서 “뭐였지?”, “아, 맞아”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출시일에 맞춰 혼자 PC방을 찾았다는 안정훈(32) 씨는 “뭐가 달라졌을지 확인해보고 싶어 회사 점심 시간을 이용해 PC방에 왔다”며 “이용 방법이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아 이번 주말에 친구들과 만나 한 판 하면서 학창 시절처럼 즐겨볼 계획”이라며 들뜬 표정이었다. 게이머들의 외모와 복장은 세월의 흔적을 피해가지 못했지만, PC방 곳곳에서는 예전과 같은 분위가 연출됐다. “6시에 저그”, “센터로 나와”, “스캔, 스캔” 등 듣기만 해도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구나를 짐작할 수 있는 다급한 외침들이 PC방을 가득 채웠다.

기자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직접 접한 느낌은 ‘추억’과 ‘보는 즐거움’, 이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게임 자체로는 저그와 프로토스, 테란 3 종족 유닛들의 역할과 상성 관계 등 종족 간 균형에 변화가 전혀 없어 기존 마니아들이 전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20년이 가까운 세월에도 여전히 아둔하기 짝이 없는 일부 유닛들의 움직임에 “이건 그래픽 문제가 아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유명 프로게이머 임요환 씨는 “새로운 게임이 아니라 현재 눈높이에 맞게 탈바꿈한 느낌”이라며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호평하기도 했다.



4K UHD 화질, 정교해진 그래픽으로 생생함 UP…한글 완성도는 아쉬워



그래픽도 확실히 개선됐다. 4K UHD 화질로 정교해진 그래픽은 지형과 유닛들의 세부적인 움직임을 기존 버전보다 훨씬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특정 유닛이 언덕 지형을 올라갈 수 있을지 없을지 직접 이동해봐야 알았다면, 이번 버전에서는 눈으로 보기만 하면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다. 더 징그러워진 저그 유닛들과 우아함의 수준을 확 끌어올린 프로토스 유닛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리마스터의 매력은 충분하다는 예찬론도 쏟아진다. 또 이번 버전은 게이머보다는 관전자 측면에서 변화가 더 크다. 관전자의 경우 화면 확대와 게이머의 유닛 수, 보유 자원, 분 당 명령(APM)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원을 맞춰 PC방을 찾는 방식에서 혼자 PC방을 찾거나 집에서 혼자 게임을 즐기는 방식으로 게임의 양상이 바뀌면서 배틀넷에서 실력이 비슷한 사람과 자동으로 매칭해 주는 새로운 방식이 적용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다만, 한글 완성도는 아쉽다. 테란과 프로토스 유닛의 어색한 한글 대사는 오히려 몰입을 방해한다. 블리자드 측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출시하며 스타크래프트를 13개 언어로 번역해 내놓았지만, 한글 버전의 수준은 기대보다 떨어진다.

결국 ‘PC방에 가자’는 말이 곧 ‘스타크래프트를 하자’로 읽혔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만난 소감이다.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가 그랬던 것처럼 압도적인 그래픽과 몰입감으로 경쟁작들을 제칠 정도로 탁월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최근 몇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PC방 업계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발(發) 특수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출발은 좋다. PC방 분석기관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스타크래프트는 전달 대비 7.18% 증가한 18만 4,600시간 플레이됐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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