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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류승완 "군함도는 친일영화? 어디에도 식민사관 옹호 내용 없어"

[역사 왜곡 논란 '군함도']

"조선인=善 일본인=惡 이분법으로

친일 부역자 다루지 않는 것은

식민지시대 반쪽만 펼쳐내는 것

과거사 청산때까지 이야기 해야"





올해 최고 화제작 영화 ‘군함도’가 역사 왜곡에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나면서 초기 흥행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올해 첫 천만 영화를 넘어 국내 최고의 흥행작인 ‘명량’(1,761만5,062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비관적 전망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10일까지 630만 명 가량의 관객을 모으고 있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700만~800만명 가량이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완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논란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개봉 전에는 애국심 마케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막상 개봉 후에는 역사 왜곡 등 논란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군함도’ 찍으면서 ‘꽃길’만 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받아들여지는 부분도 있지만, 비이성적으로 흘러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친일영화’라는 네티즌 반응으로 ‘악플 테러’를 당했다.

△이 영화 어디에도 식민사관이나 친일을 옹호하지 않는다. 조선인은 착한 사람 일본인은 나쁜 사람이라는 이분법적으로 접근해 친일 부역자를 다루지 않는다는 것은 식민지 시대를 반쪽만 다룬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작 영화를 보신 분들은 ‘군함도’가 그런 영화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축구 한일전을 해도 하던 것을 멈춰서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민족감정이라는 게 있다. 이런 감정을 얕게 건드리면 과거사 청산을 하는데 도움이 안된다. 과거사를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친일 관련 논란이 있는 것 아닌가. 과거사가 청산될 때까지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강옥(황정민 분)은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 인물은 살아남기 위해 일본인에게 비위를 맞추고 살아가며 독립에 대한 고민이나 자신의 행동에 대한 내적 갈등이 없어 보인다.

-좋은 지적이다. 하지만 이강옥의 마지막을 주목해 달라. 이강옥은 딸 소희만 살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욱일승천기를 찢고 탈출을 위해 상판을 들어 올리고 나서는 다른 사람들을 먼저 탈출시킨다. 극한의 육체적 고통을 지나서 우리 모두가 살아야 딸과 내가 산다는 이강옥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소극적 변절자인 이강옥이든 적극적 변절자인 윤학철이든 그들이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절자 윤학철(이경영 분)이 박무영(송중기 분)에 의해 조선인들이 보는 앞에서 처단 당한다. 그의 변절 행위를 알고도 왜 조선인들은 그를 함께 처단하지 않나?

-그 순간 윤학철을 밟아버리면 극장 안에서의 쾌감은 있었겠죠. 그러나 그런 쾌감을 증폭시키느냐 조금 더 이성적으로 보느냐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윤학철 같은 사람을 믿고 따른 사람들이 겪었을 혼돈이 안타까웠다.

△이강옥과 소희(김수안 분) 부녀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떠올리게 한다.

-전쟁의 혹독함 속에서 인간적인 품위와 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 장면이 도움이 많이 됐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고, 비교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런 장면들은 황정민과 김수안 없이는 불가능했고, 이강옥이 원숭이 표정 만들어서 소희를 웃기는 등 아름다운 장면들은 온전히 황정민과 김수안이 만든 거다.

△조선인이 탈출할 때 새신랑(백승철 분)이 부르던 ‘둥개둥개둥개야’와 엔딩곡 ‘희망가’는 구슬퍼서 심금을 울린다.

-탈출할 때 어린 여자아이가 무서워서 못 내려가니까 다리 잘린 새신랑이 “나같은 다리 병신도 내려가니까 잘 보고 내려와”라면서 “둥개둥개둥개야…꺽정이 잡힐라” 이런 노래를 하는데, 그 꺽정이가 임꺽정이다. 조선 민초들이 임꺽정이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대본에는 없었는데 백승철이 목욕탕 신을 찍고 난 후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이 노래를 불렀는데 노래에 대한 스태프들의 몰입감이 대단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말 군함도에 있는 징용자들에게 저 노래가 들리면 그 순간 위로가 될 수 있겠다 싶어서 넣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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