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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하는 중국·부활하는 일본…'TV코리아' 위상 흔들리나

中 TCL 30인치대 소형 TV시장 1분기 점유율 1위

日 소니는 70인치대 제품군서 삼성 꺾고 깜짝 반란

日 샤프 LCD TV서 출하량 늘리며 "타도 한국" 외쳐

전문가 "국내업체 프리미엄 제품군서 승부봐야" 지적





수년간 글로벌 TV 시장에서 절대 강자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과 일본 업체의 추격으로 일부 지역과 제품군에서 공고하던 국내 업체의 점유율 1위 벽이 무너지고 있는 것. 주력인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가 여전히 ‘넘사벽’이기는 하지만 ‘타도 한국’을 외치는 중국과 ‘와신상담’을 모색하는 일본 업체들의 약진이 삼성과 LG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시장 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 1·4분기 북미 시장에서 30인치대 소형 TV시장 점유율(금액 기준) 1위는 24.7%의 중국 TCL이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3.8%로 2위였다. 북미 시장에서 30인치대 TV의 절대 강자는 원래 삼성전자였다. 지난 2015년 27.1%, 2016년 26.2%로 압도적 1위였지만 순식간에 순위가 뒤집혔다. 1·4분기에 삼성전자에 앞서며 1위를 차지한 TCL의 지난해 점유율은 6.1%에 불과했다.

70인치대 초대형 제품군에서는 일본 소니에 치였다. 소니는 북미 7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1·4분기 점유율 39.2%를 기록하며 38.9%의 삼성전자를 소폭 앞섰다. 2015년 16.9%, 2016년 26.9%로 성장을 거듭하더니 1·4분기에 끝내 ‘깜짝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는 ‘한국 타도’를 외치는 일본 샤프가 2·4분기에 출하량을 1·4분기보다 2배 가까이 늘리며 국내 업체를 긴장시켰다. 삼성전자를 누르겠다고 벼르는 궈타이밍 회장이 이끄는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후 전략이 한층 공세적으로 변한 영향이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각사의 전략에 따라 제품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면서 상대적으로 주력이 아닌 제품군에서 순위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여전히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점유율 변화에 큰 의미를 주기는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우리나라 TV 업체들에 소니·샤프·파나소닉 등 일본 가전은 ‘한물 갔다’는, 중국 가전은 ‘가격으로 승부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추격의 양상을 보면 이런 인식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실제로 북미 30인치대 시장에서 영향력을 과시한 TCL은 단순히 저가 공세만으로 점유율을 늘린 게 아니라는 평가다. TCL은 스트리밍업체 로쿠(Roku)와 손잡고 스마트TV를 내놓으며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70인치 이상 시장에서 선전한 소니 역시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점유율을 50.6%까지 끌어올리는 등 ‘가전 강자’의 면모를 다시 발휘했다.

삼성과 LG가 글로벌 전체 시장을 놓고 보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일부 제품군에서 덜미를 잡힌 데 대해서는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패널 생산업체 등이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워 글로벌 판도를 좌우할 게임 체인저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는 이들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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