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상향식 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책임공천 또는 전략공천을 확대하는 방향의 공천룰 개정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상향식 공천이 정치 신인의 유입을 가로막고 인지도가 높은 기존 정치인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판단에서다. 상향식 공천은 지난 총선 당시 김무성 전 대표가 주장한 공천 방식으로 김 전 대표는 공천 방식을 놓고 이한구 당 공천관리위원장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류 위원장은 “상향식 공천을 해서 지난 총선에서 패했다”며 “상향식 공천이 지역사회 정치인의 기득권 유지에 유리하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혁신위원들은 지난 총선 당시 패배 원인이 상당 부분 상향식 공천 제도에 있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공천을 빌미로 자기 사람을 심는 ‘사천’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 지지율이 20％에 갇혀 있다”며 “이것을 돌파해 정권을 찾아오겠다는 것인데 사천을 하면 선거에서 패한다.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논의하고 있지만 현재 공개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 “책임공천에 한국당의 정치적인 생명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혁신위는 국회를 통해 선출되는 한국당 몫 공직 인사 선출을 위한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방선거 공천자를 당 ‘정치학교’에 의무적으로 입소시켜 교육하기로 했다. 정치학교의 경우 광역·기초 단체장 후보는 3박 4일, 비례를 포함한 광역·기초의회 의원 후보는 5박 6일의 입소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당초 혁신위는 정치학교 교육을 이수한 경우에만 공천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 경우 전략공천 등을 통한 인재영입 과정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공천이 확정된 직후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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