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현재 미국 최고의 팝스타로 꼽히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2만 명의 관객 앞에서 100분 간 황홀한 라이브를 선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 태도를 문제삼는 논란이 거세다. 일부 관객들은 공연 태도 논란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변호하지만 다른 관객들은 한국 관객들을 호구로 봤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유독 스탠딩석의 관객 사이에서 태도 논란이 크게 불거진 상황이다.
일단 리허설 없이 공연 세 시간 전에 입국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아리아나는 최상의 컨디션을 뽐냈다는 평가다. 무대에서 좁은 공간만을 사용하고 적극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지 않았다는 아쉬움 속에서도 평가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공연 전후 콘서트 경험 편차는 스탠딩석과 아닌 구역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스탠딩석을 경험한 관객들은 ‘스탠딩 지옥’으로 어제 공연 상황을 표현했다. 직장인 조모(28)씨는 “원래 주최측에서 스탠딩석은 6시부터 번호대로 입장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지만 7시까지 입장을 시켜주지 않았다”며 “에어컨도 없는 지하 주차장에서 수 천명이 더위와 갈증을 견뎌야 했다”고 말했다. 아리아나 그란데 측에서 ‘맨체스터 테러’의 여파로 보안을 강화한 가운데 관객들은 카드지갑, 핸드폰, 3단 우산 등 일부 소지품만을 지니고 입장할 수 있었다.
불만이 더욱 컸던 것은 VIP1 ‘밋앤그릿(Meet&Greet)’ 패키지를 구매한 관객들이었다. 밋앤그릿을 구매한 관객들에게는 티켓값과 별도로 65만원의 패키지를 구매하면 공연 전에 백스테이지에 입장해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 리허설을 관람할 수 있었고 스탠딩석에 일찍 입장할 수 있는 ‘사전 입장’을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와의 기념 촬영 및 굿즈 증정 등이 약속돼 있었다. 아리아나 그란데에 대한 팬심이 높은 사람일수록 이 티켓을 구매할 의향이 높았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원래 기대했던 특전은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관객은 아리아나 그란데의 리허설이 없었기 때문에 리허설도 지켜볼 수 없었고 예정보다 아리아나 그란데와의 팬 미팅이 늦게 시작하면서 VIP2, 일반 스탠딩 관람객들이 먼저 스탠딩석에 입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 관객은 “스탠딩석에 먼저 입장을 못하게 되서 문제를 제기하니까 스태프 측에서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사진을 찍을 것인지 스탠딩석에 먼저 입장을 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했다”며 “둘 다 포함한 건데 왜 선택을 해야 하냐고 따지자 스태프가 그래도 아리아나 그란데를 만나는 것 아니냐고 되받아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밋앤그릿 티켓은 아리아나 그란데의 매니지먼트 측이 기획해 판매한 티켓이기 때문 국내 예매 사이트에서는 알지 못했다”며 “공연을 현대카드와 아리아나 그란데 측이 함께 기획했기 때문 모든 좌석을 다 현대카드에서 관리하지 않았다”고 책임 회의 의혹을 일축했다.
이에 더해 구역마다 펜스가 충분히 설치되지 않아 관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스탠딩의 가, 나, 다, 라 구역이 나뉘어야 하는데 충분히 구역이 나뉘지 않아 관객들끼리 얽히고설켜 불안했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한 관객은 “구역마다 1,000명 가까운 인원들이 있는데 펜스가 충분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컸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여러 사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번 아리아나 그란데 내한 관련 논란은 현대카드에서 운영 미숙을 드러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일단 논란은 사전 리허설 없이 공연을 진행하고 공연 세시간 전에 입국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태도로 옮겨 붙었지만 현대카드 측에서도 환불 요구 등 관객 불편을 해결하고 앞으로의 공연을 위해 개선할 부분들이 남아있어 보인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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