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7일) 저녁,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는 배우 설경구의 출연작 상영회가 열렸다. 설경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모인 이른바 ‘설경구의 또 다른 이름들’(‘설또이’)이 주최한 이 날 상영회에는 배우 설경구가 직접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약 700여명이 모인 상영화에서 팬들은 설경구의 출연작인 영화 ‘박하사탕’(2000)과 ‘감시자들’(2013)을 함께 감상한 후 설경구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상영 후 ‘설경구’를 연호하는 팬들 사이에서 설경구가 등장하자 관객석에서는 마치 아이돌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하는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환호성에 다소 상기된 얼굴로 감사 인사를 전한 설경구는 팬들의 애정이 묻어난 질문들에 성실히 답변을 이어가며 현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본인과 비슷한 캐릭터’를 묻는 질문에 설경구는 “언젠가 이창동 감독님이 영화 ‘감시자들’ 속 ‘황반장’ 캐릭터와 실제로 비슷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 있는데 맞는 것 같다”고 밝히며 가장 탐나는 캐릭터로 영화 ‘여인의 향기’의 알 파치노가 연기한 퇴역 군인 역을,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는 느와르를 꼽아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배우 설경구의 최종 목표’로 ‘나이를 잘 먹은 배우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혀 박수를 받은 설경구는 이어 ‘만약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했을까?’라는 질문에 ‘배우 외 다른 직업을 생각나지 않는다.’라고 답하자 한 팬이 ‘아이돌’이라고 외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어 자신의 매력포인트 3가지를 꼽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설경구가 두툼한 손, 한 쪽만 쌍꺼풀 진 눈, 그리고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이후 빳빳하게 펴진 옷을 꼽자 ‘불한당’을 지지하는 수 많은 ‘불한당원’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렇듯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도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는 팬들을 향한 설경구의 애정은 각별했다. 이날 상영회에 팬들이 선물한 의상을 입고 참석한 설경구는 ‘내가 배우 하기 정말 잘했다 싶은 순간?’을 묻는 질문에 ‘바로 지금’이라고 밝히며 자신에게 팬들은 ‘늘 곁에 있어줬던 고마운 존재. 앞으로도 계속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며 애정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직접 좌석표를 호명해 싸인 포스터를 증정하고 악수와 포옹 등 화끈한 팬서비스로 열기를 달구는 한편, ‘그래도 삶은 아름답다!’라는 친필 문구와 싸인, 미공개 스틸들이 담긴 제작 다이어리와 펜을 깜짝 선물해 팬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상영회를 개최한 스텝들의 닉네임을 정성스레 호명하며 고마움을 전한 설경구는 “여러분들 덕분에 많이 웃는다. 이렇게 귀한 자리를 만들어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 정말 고맙고, 즐거웠고, 나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이라는 인사로 이날 행사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한편, 배우 설경구는 오는 9월 7일 개봉을 앞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연쇄살인범으로 분해 또 한번의 ‘인생 연기’를 예고하고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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