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통해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유엔합창단이 27일 창단 70주년을 맞아 경기도 파주의 반환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에서 평화의 하모니를 들려줬다. 유엔합창단이 한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합창단의 공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30분간 캠프 그리브스 내 볼링장에서 진행됐다.
각 나라 전통 옷을 입은 30여명의 합창단은 ‘비목’, ‘희망의 나라로’, ‘아리랑’, ‘고향의 봄’ 등 곡을 들려주며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실향민으로 구성된 이북7도 부녀연합회도 공연에 참석해 함께 한글로 ‘우리의 소원’을 부르며 감동을 더 했다.
이번 공연은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 떨어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캠프 그리브스에서 펼쳐졌다는 점에서 비무장지대(DMZ)가 지닌 역사·문화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공연에 앞서 김동근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한국의 아픔을 간직한 곳에서 화합과 평화를 노래하게 돼 이번 공연은 더욱 가치가 있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염원이 세계에 널리 울려 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반 전 총장은 현장에 편지형식으로 게시된 메시지에서 “시작이 반이라는 한국 속담처럼 여러분이 들려준 음악이 세계 평화에 커다란 기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도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큰 힘을 가졌다”며 “유엔합창단의 이번 합창 공연에 큰 환영을 표한다”며 했다.
유엔합창단은 공연이 끝난 뒤 인근 도라전망대와 임진각 등 경기 북부의 안보현장을 둘러봤다.
유엔합창단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28일 고양 아람누리 공연, 29일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평창 공연, 31일 광주광역시, 다음 달 4일 서울 등 순회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1947년 창단한 이 합창단으로 뉴욕 유엔본부에 근무하는 각국 직원들로 구성됐다. 유엔 친선대사 자격으로 유엔 정신과 세계 평화의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매년 1∼2개 국가를 방문해 공연하고 있다.
공연이 펼쳐진 캠프 그리브스는 1953∼2004년 미군이 주둔한 민통선 내 유일 반환 미군기지이다. 경기도는 2012년부터 미군 시설을 리모델링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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