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설정된 해외 사모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해외 재간접 사모펀드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는 투자 가능한 자산이 한정된 탓에 이미 설정을 마친 여러 개의 해외 사모펀드에 분산 투자하면서 수익률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라임 글로벌 아이 미 정부 매출채권 포커스 전문사모 1호’를 설정했다. 미국 헤지펀드 중 미국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매출채권의 편입 비중이 높은 복수의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라임자산운용이 제시한 기대수익률은 8%대로 분기마다 환매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도 지난 11일 ‘현대인베스트 US Total Income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3호’를 설정했다. 미국 블루록 펀드 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토탈 인컴+리얼 에스테이트펀드(Total Income+ Real Estate Fund·TI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TI펀드는 미국 UBS와 푸르덴셜, 블랙스톤,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이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에 분산투자한다.
올 들어 해외 재간접 사모펀드에 대한 금융투자 업계의 관심은 부쩍 높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279개에 불과하던 해외 재간접 사모펀드의 수는 지난달 말 424개로 1년 새 5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에 투자하는 사모펀드 수가 1,703개에서 2,005개로 17.73% 늘어난 것과 비교할 만하다.
업계의 이 같은 관심은 해외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보다 편리하게 상품을 설정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국내 운용사가 직접 해외 부동산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현지 실사 등 전 과정을 직접 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특히 최근 국내 운용사가 출시한 해외 투자 펀드가 투자 가치가 없어 현지 운용사로부터 외면당해 국내로 흘러들어왔다는 불신을 받기도 하는 등 시장에서 큰 호응을 받지 못한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반면 재간접으로 해외 사모펀드를 담을 경우 이 같은 불신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다 복수의 펀드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물론 안정성도 더할 수 있다. 한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는 “해외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투자자산에 대한 고객의 이해나 인지도가 낮아 투자할 만한 상품이라는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재간접펀드는 이미 설정을 마쳐 운용되고 있는 상품이어서 이 같은 불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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