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와 SK C&C, LG CNS 등 국내 ‘SI(시스템통합) 빅3’가 약속이라도 한 듯 잇따라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선보여 국내 기업용 AI 시장을 한껏 달구고 있다. SI업체들은 저마다 ‘편의성’과 ‘전문성’ ‘호환성’ 등 서로 다른 장점을 앞세워 시장 장악에 나서 치열한 ‘AI플랫폼 삼국지’가 펼쳐질 전망이다.
SK C&C는 6일 서울 서린동 SK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IBM 왓슨의 한국어 API(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세트)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 ‘에이브릴’의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SK C&C가 이날 에이브릴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삼성SDS와 SK C&C, LG CNS 등 주요그룹 SI업체 간 AI플랫폼 경쟁도 본격화됐다. 삼성SDS는 전날 챗봇과 음성 비서 기능을 갖춘 대화형 AI 플랫폼 ‘브리티’를 공개했고 LG CNS는 지난달 말 AI 플랫폼 ‘답(DAP)’을 출시했다.
이들 업체들이 내놓은 AI 플랫폼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저마다 다른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먼저 SK C&C는 이날 △대화 △자연어 이해 △자연어 분류 △검색 및 평가 △문서 변환 △언어 번역 △이미지인식 △성향 분석 등 에이브릴로 통해 이용 가능한 8종의 API를 공개했다. 특히 전문가가 아니라도 활용법만 숙지하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른바 AI의 대중화에 영업전략의 초점을 맞춘 셈이다. 에이브릴 포털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에 필요한 API를 골라 블록 조립하듯 합치기만 하면 된다. HTML과 PDF, MS워드 등 문서 형식도 가리지 않는다. 오랜 기간 투자를 통해 개발돼 이미 국내외 기업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기반으로 해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고 이용 사례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문진 SK C&C 에이브릴사업본부장은 “현재 주요 AI 플랫폼 사업자의 데이터센터가 해외에 있는데 반해 에이브릴은 판교 SK C&C는 데이터센터에 전용 서버를 구축해 보안 안정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AI플랫폼을 B2B 전용으로 개발해 기업 고객들에게 특화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삼성SDS의 AI플랫폼을 구성하는 대화형 AI 브리티와 분석·이미지 인식 AI 플랫폼 브라이틱스는 철저하게 서비스하는 업종의 기업용 서비스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기업 고객의 플랫폼 구축 기간을 줄이고 해당 업종 솔루션의 완성도를 높였다. 예를 들면 제조업체용 브리티는 제조업과 관련한 대화만 하면서 빠르게 음성인식률을 높이는 식이다.
LG CNS의 ‘답’은 호환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상암과 부산에 있는 자체 데이터 서버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LG CNS는 올해 안에 클라우드 업계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서도 ‘답’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LG CNS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쌓아온 LG CNS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만큼 스마트팩토리와 물류, 디지털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SI 빅3가 일제히 기업용 AI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과연 어느 기업이 시장 선점에 성공하게 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AI 스피커로 B2C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통신사들과 포털에 이어 SI 업체들이 AI 플랫폼으로 B2B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IT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조4,000억 원이었던 국내 AI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에는 약 11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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